난해하다. 과연 의도하는 바가 무엇일까? 아방가르드인가? 아니면 쿠소인가? 그도 아니면 그냥 망작인가?
기력왕을 뽑는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산삼 사러 가는 것만 거의 절반. 그리고 장어 먹기까지가 3분의 2. 기력왕을 뽑는 것은 거의 마지막 짜투리.
산삼을 사러 갔으면 사 가지고 오던가. 아니면 구경이라도 하고 오던가. 그도 아니면 아예 예능이니 산삼 캐자고 산으로 들어가 보던가. 산에서 산삼 캔다고 한바탕 하는 것도 차라리 나으련만.
어차피 산삼 먹자고 예산이 안 나온다는 것을 안다.
"산삼 먹는데 1억 4천 예산 쓰면 프로그램 없어진다."
당연히 한 회 촬영하는데 산삼 먹이자고 1억 넘게 제작비 들이면 누가 좋아할까? 가능하지도 않은 주제였고, 한 뿌리조차 과연 가당키나 했을까? 사전에 조율했어야 하지 않을까?
이건 순전히 탁재훈의 무리수이며 제작진의 컨트럴미스다. 아니 최소한 편집으로라도 분량을 조절했어야 했다. 그렇게 일만 크게 벌려놓고는 아무 성과도 없고. 그렇다고 재미도 없고. 도대체 그 시간 동안 뭘 한 것일까? 더구나 그러고 나서 장어 먹으며 또 시답잖은 게임들.
메인이랄 기력왕선발은 정말 썰렁했다. 저게 뭔 기력왕인가? 아이디어 고갈인가? 아니면 작가가 MBC고위직 딸인가? 아니면 시청자능욕이라는 새로운 버라이어티에 대한 제시인가? 저게 뭔 기력왕.
맥락도 없고, 개연성도 없고, 설득력도 없고, 더구나 재미도 없고. 열심히 멘트도 치고 리액션도 하지만, 그러나 워낙에 판 자체가 허술하니 허무하게 흩어질 뿐이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을까?
왜 뜨거운 형제들이 침몰하고 있는가? 아니 차라리 침몰이면 낫다. 아예 이번 참에 뜨거운 형제 집어치우고 또 다른 시도나 해 보게. 표류중이다. 돛도 없고 노도 없고 키도 없고 어디로 가는 지 모르게 하염없이 표류하는 중이다. 잠시 아바타라는 섬을 발견했으나. 잠시 몇몇 신기루에 도취되기도 했으나. 유령선일까?
방향을 잃은 느낌이다. 뜨거운 형제들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무엇을 하려 하는가? 무엇을 보여주려 하는가? 처음에는 무언가 방향이 있었을 테지만 아바타의 뜬금포가 너무 컸달까? 그렇지 않아도 리얼버라이어티가 넘쳐나는데, 오늘을 즐겨라까지 아바타에 뜨거운 형제들이 푹 빠져 있는 사이, 뜨거운 형제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크게 줄여 버렸다. 차라리 오늘을 즐겨라와 뜨거운 형제들을 하나로 합쳤으면 좋았을 것을. 프로그램이 두 개로 나뉘어지며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줄고 화력도 약해졌다. 솔직히 이 두 프로그램 나란히 이어보고 있자면 상당히 짜증이 난다. 지루함이 넘치면 짜증이 된다.
도대체 뭘 할 지도 모르고, 뭘 해야 할 지도 모르고, 뜨거운 형제들이란 어떤 프로그램인지도 모르고. 거의 주화입마다. 회복하려면 한참의 시간이 필요치 않을까. 먼저 뜨거운 형제란 어떤 프로그램인가부터.
하여튼 그렇게 흥미로워서. 이런 식의 버라이어티도 처음이라.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지켜본 시간이 아쉽지만, 다행히 듀얼모니터였다. 한쪽에 뜨거운 형제들 틀어놓고, 한 쪽에서는 딴 짓 하고. 그래도 참을 수 없는 그 산만함이여. 지루함이여.
최악이라는 말조차 최악에 결례가 아닐까. 기본에 대해 생각하기를. 예능이란 무엇인가.
참 신기한 프로그램이었다. 예능이라기도. 다른 무엇이라기도. 기본을 망각하면 이렇게까지 망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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