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어제 mama에 대한 감상...

까칠부 2009. 11. 22. 08:49

내가 성격이 꼬여서인지는 몰라도 권위있는 상에서 단순히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 있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참 영광인데, 같지도 않은 상에서 왜 받는지도 모르는 상을 받고 나면 무척 모욕감을 느낀다. 왜 받는지도 모르는데 상을 받고, 알고 보니 또 그 상이라는 게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놀림당한 느낌이랄까?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부활도 좋아하고 카라도 좋아하지만 어제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만 했는가는 의문이다. 부활이야 부활 12집 파트1의 완성도라는 게 그리 높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생각이나가 대박을 쳤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냥 오래된 밴드라는 프리미엄으로 올 한 해 화제를 모았을 뿐...

 

카라도 그렇다. 미스터는 확실히 임펙트가 강했다. 올 초 프리티 걸도 1위는 못했지만 그 존재감은 상당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과연 올 한 해를 대표할만한 댄스음악인가는... 미스터는 모르겠다. 단순히 1위를 했다고 허니가 그 자리를 차지할 만 한가? 포미닛만 해도 1위한 곡이 여럿 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거의 YG판이었다. SM의 빈 자리는 JYP가 채우고 있었고. 이를테면 구색맞추기? 그러고 보면 무슨 인연인지 데뷔 초부터 mnet과는 카라가 인연이 있었다.

 

부활은 더 끔찍하다. 대중적인 인기야 그게 락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FT아일랜드가 휩쓸었고,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장기하와 체리필터가 좋았다. 내가 아무리 부활을 좋아해도 그건 인정한다. 올해 부활의 음악은 아니었다. 그런데 팬덤에서도 FT아일랜드에 밀리고, 음악적으로도 다른 밴드보다 낫다 하지 못할 부활이 수상을...?

 

의도가 보이지 않는가? 아이돌판이 아님을 보이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예능으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김태원에게 상을 줌으로써 역시나 대중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것이고. 25년 역사의 오랜 밴드라는 것까지 더해지며 그것은 mama에 권위를 부여해 줄 테니까. 이를테면 이미지 제고를 위한 미끼랄까?

 

"우리는 이런 팀에도 상을 줘요."

 

그나마 두 가지 마음에 든 것이 브아걸이 올해의 걸그룹상을 받고, 타이거JK가 올해의 힙합상을 받은 것이다. 그건 괜찮았다. 그러나... 여전히 납득하기 힘든 수상기준이 걸린다. 과연 무슨 의도인가?

 

하긴 그러면 어떤가? 작년 거의 시상식과는 연이 없던 카라가 올해는 이만한 시상식에서 그럴싸한 상도 하나 받았다. 2년 가까이 침체기에 있던 부활이 어느 정도 다시 살아나 이렇게 상까지 받았다. 좋지 않을까? 카라나, 부활이나, 물론 브아걸도. 타이거JK도.

 

그래서 욕은 못하겠다. 더 심한 말도 못하겠고. 어찌되었든간에 상은 상이니까.

 

그래도 입맛이 쓴 것은 어쩔 수 없다. 과연 상을 받을만 해서 받았는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가? 권위없는 공정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상식의 문제다. 도대체 뭔 기준인가?

 

우리나라에도 제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단지 자리만 채우고 앉아 있음에도 뿌듯한 그런 시상식이 나와주기를. 이런 얼치기가 아니라. 상받고도 짜증나는 건 정말 끔찍한 경험이다.

 

아무튼 상 받은 건 축하한다. 대회 자체의 공정성이나 신뢰성은 차치하고라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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