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구하라의 목소리가 예쁜 이유...

까칠부 2010. 11. 22. 20:59

아마 현재 활동하고 있는 가수 가운데 가장 독특하고 가장 난해하며 가장 난이도 높은 창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 다름아닌 구하라일 것이다. 이승철도 이렇게는 못한다. 임재범도 이것으로는 안 된다. 어떻게 하나? 그저 입으로만 부르는 것인데.

 

원래 소리는 배로 내는 거다. 아니더라도 최소한 목으로는 내야 소리도 크고 숨도 길어진다. 그런데 입으로만... 입안에만 머금고 있다가 내보내는 소리가 얼마나 클 것이며 얼마나 이어질까? 점핑에서도 그 짧은 파트에서조차 힘이 딸려 흐느적거리는 모습이 괜한 것이 아니다. 이선희조차 이 창법으로는 자기 노래 끝까지 못 부를 것이다. 구하라는 지금 그런 창법으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전에도 한 말이지만 솔직히 나는 구하라의 목소리에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지 않나 하는 의심을 지우지 않는다. 왜냐면 저렇게 입으로만 부르는 경우가 대개 자기 목소리에 자신이 없어서 억지로 예쁘게 부르려 할 때인 때문이다. 즉 목소리가 그리 좋지 않기에 성대의 움직임을 최대한 억제하여 인위적으로 가늘고 예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남자가 여자 목소리 흉내낼 때 많이 쓴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또 구하라가 연기를 하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는 없다. 청춘불패에서도 나왔지만 노래가 아닐 때는 제대로 소리가 나오거든. 다만 평소 말할 때조차 입으로만 말하느라 옹알거리는 듯 느껴지는 점은 반드시 고쳐야 할 점이라 하겠다. 발음과 더불어 상당히 치명적일 수 있다. 말을 못 알아듣는데 연기를 보아주는 시청자는 - 아, 있구나. 벌써 중견씩이나 되는 타이틀을 달고서도 한국어 발음도 안 되는 배우가. 그런데 그 배우는 참 평범하게 예쁜 케이스라는 말이지. 배우감이라는 거다.

 

아무튼 그래서 항상 강조하는 게 자신을 가지고 부르라. 하긴 그룹이지. 카라의 멤버인 동안에는 어쩔 수 없기도 하겠다. 만일 구하라가 노래 부르는 목소리가 내가 상상한 대로라면 솔로로서 상당히 유니크한 보컬을 들려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카라에는 전혀 안 어울릴 수 있다. 어쩔 수 없는 숙명일까?

 

새삼 구하라의 가창력을 두고 무어라 하기 어려운 이유다. 트레이닝이 되지 않아 입으로만 부른다? 대개는 트레이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목으로 부른다. 입으로만 부르는 건 그것도 꽤 난이도가 높은 선택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어떤 선천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 더 이상 요구한다고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목소리 자체에 대한 컴플렉스나 - 혹은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면 이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배우가 되려 한다고 하니까 거기에만 충실하면 되겠지.

 

실드라면 실드고 디스라면 디스다. 더 이상 기대를 가지지 말고 욕도 하지 말라는 게 실드라면 실드일 테고, 그럴만한 가치도 없이 노래를 아예 못한다는 것이 디스라면 디스일 테고, 어쨌든간에 내 주의가 그 짧은 파트에서조차 숨이 딸릴 정도라면 말할 의미가 없다는 것이니까. 목소리 예쁜 것도 그렇게 쥐어짜 내는 것이면 역시 의미가 없다. 노래는 자기 목소리로 자기 의지를 담아 자신있게 소리를 낼 때 의미를 갖는다.

 

선천적으로 입으로밖에 노래를 부르지 못하면 그것도 심각한 것이고, 후천적으로 입으로만 노래를 부를 수밖에 그것도 꽤 슬픈 노릇이고. 입으로만 부르는 것이 아닌데도 그렇게 들린다면 그것도 차마 말할 수 없는 비극일 터다. 이래저래...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는 일도 세상에는 있는 것이랄까? 답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카라는 퍼포먼스 그룹이다. 다른 멤버라고 왜 노래에 불만이 없겠냐만. 그러나 카라를 정의하는 것은 그들의 노래가 아닌 퍼포먼스이고, 그리고 아이돌로서의 컨셉과 캐릭터일 거다. 과가 다른 거다. 퍼포먼스 그룹에 노래실력을...? 듣기에 거슬리지 않으면 그것으로 그만일 테지만. 사람 마음이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