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생존해 계셨구나. 하긴...
문득 기사를 읽고 나니 예전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한때 임희춘 선생님께서 코미디를 그만두려 하신 적이 있었다고...
워낙에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도 코미디언 선후배관계라는 게 대단했다. 대선배들에 비하면야 갓 데뷔한 신인이니 이것저것 무리한 것도 많이 시켰었고. 그런데 돌아오는 건 사람들의 비웃음 뿐이라.
어제 기사에 나온 그대로였다. 웃음을 주었는데 비웃음만 돌아오더라. 웃음이라는 게 그냥 나오는 게 아니거든. 스스로 넘어지고 자빠지고, 때로 매도 맞고, 말로 웃긴다 해도 스스로 바보가 되기도 하고 망신도 당해야 한다. 얼마전 삐에로의 눈물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웃음이란 자신을 깎아 사람들에 주는 가장 크고 고귀한 선물일 것이다.
실의와 좌절에 슬퍼하고 있는 사람에게 억지웃음이나마 웃게 한다는 게 얼마나 큰 일이겠는가? 안 좋은 일로 우울해 있는데 나도 모르게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다가 한 바탕 웃고 난다면. 웃음이 주는 힘이란 정말 대단하다. 그것을 주는 이들이 바로 코미디언들이었다.
그러나 코미디라는 것이 원래 그런 터라. 지금도 개그맨이라 하면 일단 우습게 본다. 아마 사람들이 가장 만만하게 보는 것이 코미디언 - 개그맨일 것이다. 그나마 예능인이라고 하면 조금 대우해준다. 배우나 가수라 하면 그보다 조금 더 대우해 주고.
아마 그때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나도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 들은 이야기라서. 그때 송해 선생님이던가 서영춘 선생님이던가 나서서 말리는 바람에 코미디로 돌아오셨다고. 어쩌면 어제의 수상소감은 그동안의 맺힌 이야기가 터져 나온 것일지도.
코미디프로그램이란 "개그콘서트" 말고는 이제는 아예 공중파에서 찾아보기조차 힘들고, 예능인으로라도 불리지 않으면 방송에 발붙일 곳도 없는, 행사무대도 전같지 않아 코미디언이 설 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원로들은 잊혀지고, 현역들은 갈 곳을 잃고 다른 길을 찾아 헤매고. 무엇보다 대중의 인식이라는 게...
물론 과연 그런 뜻이었는가? 모른다. 단지 지난 이야기가 떠올라서. 우연찮게 들은 이야기가 기사와 더불어 범상치 않게 떠오른다. 그러지 않았을까?
모쪼록 건강하시기를. 배삼룡 선생님 그리 가시고, 이제 남은 원로들도 몇 분 안 계신다.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하나하나가 우리 현대사의 증인들이다. 오래오래 살아 그 시절을 기억케 했으면.
반가웠고 그리고 안타까웠다. 그러나 원로이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 아니겠는가. 거기에다가도 악플을 달아대는 어줍잖은 중생들 또한. 세상은 그런 하잘 것 없는 종자들조차 포용할 만큼 넓은 모양이다.
광대의 눈물에 대해 잠시 생각한 밤이었다. 웃음은 어쩌면 눈물만큼이나 시린 것인지도. 그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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