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청춘불패 - 체험삶의 현장...

까칠부 2010. 12. 4. 00:32

원래 체험 삶의 현장이 이렇게 재미있는 프로그램이었구나.

 

아니 재미있기는 했다. 그래도 인기연예인들인데 나와서 험한 일 하고 하면서 나누는 일상의 대화라는 게 얼마나 신기한가. 재치도 있고 하면 일반인과 어울려서도 곧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한다.

 

유치리였나? 시작을 놓쳐서. 하지만 유치리더라도 굳이 기업으로 하는 것 같은데 거기 가서 장 담그고 할 필요가 있을까? 아이돌의 농촌체험이라는 컨셉에 맞추자면 보다 소박하게 유치리의 어느 집에서 장을 담그는 게 맞지 않을까? 아랫목에서 딱 먹을 만큼 청국장 만드는게 정감이 있지 저렇게 늘어놓고 있으면...

 

장을 담글 때도 혼자서 담그는게 아니라 이웃에서 품앗이하러 와서 많이들 어울린다. 비빔밥도 그렇게 먹었으면... 그동안 유치리 주민들과 잘 어울리더니만 이제는 폐지가 가까웠다고 벌써 정떼기 들어간 것인가? 듣자니 폐지가 결정되었다는 이야기가 도는 것 같은데... 아님 말고.

 

아무튼 체험 삶의 현장으로서는 꽤 재미있었다. 웃기기도 했고. 재치도 있었고. 매력적이기도 했고. 일반인 출연자들의 센스도 괜찮았고. 하지만 이건 청춘불패였지.

 

역설적이게도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은 끝나고 장독대 뚜껑 다 덮고서 구하라, 효민, 나르샤, 태민 등이 보여준 아카펠라 공연. 그건 꽤 흥미로웠다. 그러나 그 밖에는... 예능을 하겠다는 무리수들이 너무 보여서. 주연이 태민 데리고 나간 것은 확실히 조금 거슬렸다. 나르샤 쫓아가서 게임하는 것도 그렇고.

 

맥락 없이 끊기는 느낌? 차라리 무한도전처럼 각자의 캐릭터나 관계가 확실하다면 이런 경우에도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 텐데. 사소한 부분에서도 상황극을 쥐어짜내는 감각과 경험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체험삶의 현장을...

 

아, 이게 오늘 컨셉? 체험 삶의 현장 빙의? PD에 대한 헌정? 트리뷰트? 그러면 이해는 되겠다.

 

항상 보면 뭔가가 아쉽다. 더 재미있을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더 나아질 수 있는 단초가 보이는데...

 

하지만 생각해 보면 또 이런 게 네티즌들이 바라던 모습이기도 하니까. 나야 항상 반대편에 있었지.

 

원래는 한 줄이었다.

 

"체험삶의 현장이었다. 재미있었다."

 

게임이 잘 풀려서 기분이 조금 나아진 상황. 밥 해 먹고 자야겠다. 이른 저녁부터 쓰러져 자는 바람에 밥도 못 먹고 여직 이러고 있다.

 

청국장 먹고 싶다. 무말랭이랑 해서. 젠장. 마트 문 닫았다. 배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