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다. 또 ?대기 기자냐? 다른 컨셉 없어? 한 번이나 재미있지 두 번도 재미있을까? 하물며 이제껏 모든 컨셉이 바로 그것 한 가지였으니. 정말 지겹다. 계속 봐야 돼?
하여튼 역시 천하무적야구단은 야구다. 아무렴 어떤가? 그동안의 전국대회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멤버들의 소회와 이번 대회에 대한 각오, 그리고 경기 내용에 대한 회고까지. 단지 예능이 아닌 진정으로 야구를 좋아하는 "야구팀"이구나 하는 생각에 무언가 찡하게 다가오는 게 있었다. 이하늘의 눈물이 바로 그런 뜻이었구나. 새삼 더욱 천하무적야구단에 공감하게 되었달까?
경기는 그야말로 아마추어 야구경기를 그대로 그려놓은 듯했다. 초반 경기에 대한 긴장으로 몸이 굳어 한꺼번에 10점을 내주는 상대팀, 그러나 다시 새로운 투수 김창렬이 제구력에 난조를 보이면서 김성수까지 흔들리자 한꺼번에 역전을 허용, 그리고 벼랑끝에서 두 점을 내고 마침내 승리. 마지막 수비인 줄 알았다가 경기 시작시간이 늦고 또 천하무적야구단의 특성상 시간이 10분 더 길게 적용되기 때문에 마저 9분을 더 해야 했을 때의 당황스러움이라든가. 너무 기뻐해서 아직 시합이 남아있다는데 내가 다 미안하더라.
집중력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일단 공을 치고 뻔히 잡힐 것을 알면서도 전력질주하여 유격수의 실책을 유도해 낸 김창렬, 비슷한 유격수 라인드라이브에서 발을 멈추고 안타까워하다가 김성수의 호수비에 아웃당한 상대팀 김경호 선수와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그 장면에서도 김성수가 잡는 것을 보고 아웃이구나 했다가 김성수가 공을 던지려 하니 일단 받고 보자고 했다는 오지호의 판단이 상당히 인상깊었다. 스트라이크 낫아웃에서 바로 판단하여 뛴 김창렬이나, 1루수가 자리를 비운 것을 보고 리드를 길게 하여 보크를 유도해낸 한민관, 그러나 또 결정적인 순간 3루수가 공을 잡고 허둥대는 사이 뛸까 말까 망설이다가 협살당하는 모습은 역시 아마추어를 그려낸 것 같았다.
탁옹도 캐릭터가 있었구나. 어떻게 해서든 살아나갈 것 같다. 첫타석에서의 기습번트에, 몇 번 째 타석이더라? 파인플레이로 공을 잡았다가 놓치고 2루타까지 갔을 거다. 이것도 참 어려운 캐릭터인데.
응원할 팀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가? 플레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수 있다는 것만도 대단한 즐거움일 것이다. 비록 예능이지만. 하지만 시합은 진짜니까. 하마트면 질 뻔했는데. 그것도 이하늘의 실책에 이은 사소한 잘못들의 연속으로. 볼넷에 에러만 도대체 몇 개였는가?
많이 는 것이 기쁘고, 마침내 1승을 올리게 된 것이 반갑고, 그리고 다음주 예고에서 나온 상대팀과의 치열한 승부가 궁금해지고. 이런 게 야구 보는 재미인가 보다. 다른 것이 아닌 야구가 재미있었다. 예능으로 보는 야구이기에 일반 야구경기와는 또 다른 특별한 재미가 천하무적야구단에는 있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중독된 것 같다. 야구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야구장이 부족해서 생겨났다는 1시간 50분 룰. 끝내 상대팀은 마지막 공격을 해보지 못하고 끝났다. 한 회 10점도 내고 했던 점에 비추어 한 번의 공격이 이어졌을 때 어떤 결과로 끝났을까? 완결나지 않은 만화처럼 아쉽고 찜찜하기만 하다.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천하무적야구단 아닐까? 몰랐던 사실에 안타깝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고. 왜 천하무적야구단에서 야구장 건립에 목을 매는가도 알 것 같고. 역시 꾸준히 볼 걸 그랬다.
야구가 재미있다. 천하무적야구단은. 예능으로서는 굴욕이겠지만. 천하무적야구단의 존재 이유를 확인했다. 반드시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한국 야구의 저변을 위해서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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