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이란 곧 미디어다. 미디어의 발달이 지금 말하는 아이돌의 개념을 낳았다. 하늘 위에 머물던 스타를 이웃으로, 친구로, 연인으로, 가족으로... 그리고 고도로 발달한 지금의 인터넷문화는 일반인마저 아이돌화하여 소비하기에 이르렀다.
지금의 아이돌의 전성기란 바로 그로부터 비롯된다 할 수 있다. 고도로 발달한 미디어와 미디어에 의존하는 대중, 그리고 미디어 당사자와 미디어를 이용하고자 하는 쇼비즈니스. 고도화된 쇼비즈니스와 미디어의 만남은 대중을 더욱 미디어에 종속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문제다. 과거의 스타들은 한 걸음 물러서 있어도 되었다. 음반 하나 내고 활동도 않고 잠적하고. 방송출연은 않고 음반과 콘서트로만 활동하고. 배우는 영화로만. 혹은 드라마로만. 단지 대중은 그 작품들을 소비하는 것으로 스타와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돌의 시대가 되어 버린 지금, 스타들도 아이돌이 되어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개인기를 연습하고, 토크를 준비하고, 예능에 나와 캐릭터를 만들고 그로써 대중에 다가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여전히 캐릭터와는 상관없는 스타라는 것도 존재하지만, 이제 연예인에게 예능이란 하나의 필수코스처럼 되어 버린지 오래였다. 그야말로 실력과 작품이 아닌 미디어를 통한 이미지로서.
유이가 올해 참 부진했다. 여전히 유이가 갖는 잠재력은 대단하다. 유이에 대한 호의적인 대중의 감정도 상당부분 남아 있다. 다만 문제가 너무 노출이 없었다는 것. 스타마케팅인지 뭔지 지나칠 정도로 미디어를 통한 노출이 적었다는 것.
그렇지 않아도 정보가 넘쳐난다. 유이를 대신할만한 연예인은 넘치고 아이돌 가운데 유이를 대체할만한 자원도 넘친다. 그렇다고 유이가 무언가 결과를 내어 그것으로 인정받은 스타인가? 그보다는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이며 아이돌이다. 그런데 그런 유이가 미디어를 멀리 하고 있었으니.
소녀시대를 압도하던 원더걸스의 위엄은 어디로 간 것일까? 카라가 일본활동에 주력하면서 카라에 대한 국내의 반응도 전과 같지 않다. 노출되어야 하고 그래서 보이고 들려야 한다. 그래야 관심이 생기고 그로부터 호감이 나온다. 스스로 찾아 보는 시대가 아니다. 다가오는대로 일방적으로 받아보는 시대다. 미디어의 시대란 그렇게 대중을 수동적으로 만들고 스타로 하여금 더 능동적으로 움직이도록 만든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연예기획사겠지만. 기획사의 비즈니스 역량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대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과거의 스타마케팅에 사로잡혀서는... 하지만 과연 고전적인 의미의 스타 가운데 현재 어느 방면에서든 이렇다 할 성과를 내고 있는 이가 얼마나 되는가. 보이지 않으면 잊혀진다. 들리지 않으면 잊혀진다. 연예인에게 잊혀진다는 것은 가장 치명적인 것이다.
얼마나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있는가는 얼마나 미디어에 노출되는가. 전처럼 상품가치를 높이겠다고 꽁꽁 싸매고 있어봐야 그저 잊혀질 뿐이라는 것이다. 잊혀지고 나서 스타가 되어 봐야 무슨 소용일까? 이제는 더 이상 스타에게도 거리를 허용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미지의 포장은 중요하다. 보다 고급스럽게. 대중에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잊혀지는 것보다는 낫다. 대중의 눈앞에 있는 동안에는 하찮더라도 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대중의 눈을 벗어나면 그저 잊혀질 뿐이니.
이러니저러니 해도 예능 고정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기예능이라면 고정자리 하나 꿰차기가 그리 간절할 수밖에 없는 이유일 테고. 고정패널로라도. 그런 것따위 없어도 상관없다는 진짜 스타라면 그것도 상관없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더불어 되도 않는 예능에 연기로 도전해봐야 망하면 또 그것으로 끝.
시대가 바뀌었다는 거다. 대중이 필요로 하는 것은 더 이상 신비하고 거리감 있는 대단한 스타가 아니다. 바로 자기 옆에 둘 수 있는 친근하고 익숙한 아이돌이다. 어느새 미디어에 의해 지배되는 일상이 그렇게 만들었다. 그에 맞춰 모두는 그리 살아남기 위해 열심인 것이고. 적응이야 말로 살아있는 가장 큰 증거일 테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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