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씨스타의 괄목상대...

까칠부 2010. 12. 4. 11:02

벌써 이렇게 커 있었다.

 

다른 게 아니다. 이번 신곡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그러면서 순간 생각했다.

 

"딱 어울리는구나!"

 

무슨 뜻인가?

 

내가 아이돌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 바로 캐릭터다.

 

아이돌은 음악을 파는 음악인이 아니다. 아이돌이 파는 것은 다름아닌 자기 자신이다. 그래서 아이돌이다. 음악은 그 아이돌을 파는 한 방편일 뿐.

 

당장 현실에서도 아이돌은 예능이며 드라마며 영화며 CF며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다. 그들의 수입은 오히려 본업일 음원이나 음반보다는 같은 과외활동에서 나온다. 티아라만 보더라도 과연 음악이 주업인가? 연기나 예능이 주업인가?

 

그러면 아이돌이 자기를 팔려 하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자기를 포장해야 한다. 비싼 값에 팔 수 있도록 자기를 포장해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게 캐릭터다.

 

소녀시대는 이미 소녀시대라는 자체가 캐릭터다. 2NE1은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애프터스쿨은 박가희를 앞세워 퍼포먼스 그룹으로 자기를 과시하고 있다. 포미닛은 그보다는 조금 어리고 귀여운 퍼포먼스 컨셉이다. 카라가 앨범을 내면 항상 나오는 말이,

 

"전처럼 귀여웠으면..."

 

루팡과 더불어 엄브렐러의 무대를 보인 것이나, 이번 점핑과 함께 번의 무대를 그리 귀엽게 구성한 것이나 그같은 요구에 부응코자 한 것이다. 타이틀곡은 전혀 전과 같이 귀엽지 않지만 수록곡은 그대로 카라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사실 그게 또 카라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무리 카라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인기가 높아져도 카라의 현재 포지션에서는 캐릭터의 한계가 더 이상의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점핑은 어찌되었든 이미 지나갔고 다음 앨범 쯤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지 않을까. 카라의 캐릭터를 한류스타라는 지금의 위치에 맞게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하다. 뭐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고.

 

아무튼 그런 점에서 후발주자라 할 수 있는 걸그룹들의 약점이 바로 이런 데에서 드러난다. 시크릿이 올해 가장 잘 나간 편이지만 그러나 정작 시크릿만의 이미지가 아직은 부족하다. 전효성과 징거, 한선화 등의 개인적인 매력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레인보우도 곡도 무대도 상당히 훌륭했음에도 성적이 그리 기대만큼 나오지 않은 것이 그러한 캐릭터의 부재였고. 나인뮤지스, 걸스데이, 심지어 티아라. 그나마 티아라는 과외활동으로 인한 인지도의 상승이 그룹의 인지도를 함께 올리고 있다는 점이 있다. 아직까지는 후발 걸그룹들이 선발주자들에 비해 약점을 보인다는 게 바로 그런 것.

 

그런데 유독 한 팀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 어제 겨우 들어왔다. 씨스타의 신곡을 들으며 어쩌면 이것이 씨스타의 캐릭터로 자리잡겠구나. 아니 이것이 씨스타의 소속사가 노리는 것이었구나. 푸쉬푸쉬에서 가식걸, 그리고 이번의 니까짓게까지.

 

당당하다. 그러나 귀엽다. 야무지다. 그러나 어딘가 허술하다. 마치 왈가닥 여동생 같은 느낌? 말괄량이 동네 친구 같은 느낌이다. 친근하면서도 스스럼없다. 우러를만한 대단함은 없지만 격의없이 어울릴 수 있는 친숙함이 있다. 그렇게까지 걸그룹 가운데 내세울만한 미모는 아니지만 충분히 호감을 살만한 붙임성있는 외모와 표정이 그런 느낌을 더욱 강하게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신곡도 영 내 취향은 아니다. 가식걸도 그다지 취향은 아니었다. 다만 그러한 일관된 어떤 방향성이 무척 흥미로워서. 그러고 보니 씨스타의 이번 신곡 음원성적도 상당하다지? 사람들은 음악이 좋아서도 음악을 듣지만 음악을 하는 자신에 대한 호감과 신뢰로도 음악을 듣는다.

 

아이돌만 캐릭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어제 위대한탄생에서도 방시혁이 그런 말을 했었다. 싱어송라이터에게는 캐릭터가 필요하다. 발라드 가수에게는 발라드 가수의 캐릭터가 있다. 랩퍼에게도 랩퍼의 캐릭터가 있다. 록커도 마찬가지. 댄서도 마찬가지. 그러나 그 가운데 음악으로 승부하기보다는 캐릭터 자체로 승부하는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무척 중요하지 않을까.

 

어느 기획사인지는 몰라도 서로 맞는 부분이 많다. 아니면 내가 혼자서 오버하는 설레발이던가. 하지만 이렇게까지 일관되게 팀의 캐릭터를 구축해온 팀도 보기 드문 터라. 내가 DSP에 감탄하는 것도 일관되게 캐릭터를 발전시켜온 바로 그 역량 때문이었다.

 

마음에 들었달까? 음악도 더 관심을 가지고 들어봐야겠다. 취향이 아니면 영 집중해 듣는 타입이 아니다 보니. 어떨까? 앞으로가 기대가 된다 하겠다. 다음 음반에서 더욱. 어떻게 성장해나갈 것인가?

 

주의해 지켜본다. 부쩍 관심이 가는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