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 두근... 두근...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불안하고 두려운 가운데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경규옹과 태원옹 저리 열심인 것도 오랜만인 것 같다. 살림을 마련하는 손매가 꼼꼼하고 야무지다.
"귀농도 하루이틀이지..."
그리 비판적이던 김태원도,
"재임대는 안돼?"
역시나 성가셔하던 이경규도,
"더덕주 담가먹자!"
"이건 산삼주!"
새집으로 이사가는 어린아이와도 같다. 흙이란 그런 느낌일까?
전혀 반가운 기색이 없던 사람들이 정작 시골집에 도착해 김장 한 점 얻어먹고 나니 저렇게 바뀐다.
집단장을 마치고 이윤석과 김국진 단 둘이 찾아 눈물겹도록 행복하다는 게 바로 이런 감정이리라.
하나둘 바뀌어가고, 하나둘 채워져가고, 그것이 내 손끝에서 이루어지고, 물론 작년 아지트 만들며 한 번 했던 일들이다. 그러나 아지트가 아닌 함께 살아갈 집 아닌가. 앞으로 살아갈 집을 직접 꾸민다는 생각에...
청춘불패가 왜 끝났는지 이제 알겠다. 남자의 자격이 시골로 내려갔으니까. 한 눈에도 레벨의 차이가 바로 느껴진다. 어색한 가운데서도 자기 할 일을 찾아 해내가는 남자들. 그래. 남자들이란 이런 맛이 있어야 한다. 곰태우가 만능일꾼을 자처했듯 남자란 어떤 상황이 주어지든 능숙하게 자기 일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차가운 농촌 남자 이정진의 의외의 손매가 좋았다. 오히려 시골 가니 힘이 넘치고 일도 잘한다. 설마 진짜 다음 드라마는 농촌드라마일까? 이정진과 대비되는 윤형빈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그 왕비호가 이리 허술하고 엉뚱한 사람이던가?
무르익은 관계는 어떤 상황에서든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자연스럽게 노부부가 되어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이경규와 김태원과, 단지 장판을 나르는 것만으로도 몸개그가 나오는 김국진과 이윤석, 차농남 이정진과 무농남 윤형빈은 이제 어색한 자체로 그림이 나온다. 아마 아무말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올 수 있는 것은 남자의 자격의 통편형제 이 둘이 아닐까?
어찌 보면 김태원과 이경규의 할머니 할아버지 사진이 대박이었지만, 이정진과 윤형빈의 어느새 자연스러워진 형제연기가 좋았다. 까칠한 형 이정진과 모자란 동생 윤형빈. 이정진이 봉창을 들었다 놓는다는 게 이런 것일까? 하나씩 따로 떼어 놓고 보면 여전히 어색하고 지루하지만 한 데 모아놓고 나니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지고 장면이 나온다. 어느새 완성된 울타리가 그들이 노력한 시간들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아버지 이경규, 어머니 김태원, 큰 형 김국진, 작은 형 이윤석, 도시물 먹은 이정진과 모자른 막내 윤형빈. 한 편의 전원드라마가 펼쳐질 것 같지 않은가?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라 헤매던 걸그룹과는 달리 어느새 서로에 익숙해진만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말과 말, 행동과 행동, 이야기와 이야기들이.
고구마 구워먹는 장면에서는 울컥했다. 나도 먹고 싶다. 나도 저렇게 드럼통에 장작불피워 고구마 구워먹고 싶다. 그보다는 아궁이 잿속에 묻어놓은 군고구마를. 화로에 묻어두었던 군밤, 군고구마를.
다만 정말 아쉬웠던 것이 김성민이었는데... 청춘불패를 보면서도 항상 김성민을 그리 탐내고 했었다. 김성민과 같은 캐릭터가 필요하다. 김성민과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 도대체 얼마나 편집된 것일까? 잠시잠깐 편집의 틈을 비집고 나타나는 존재감도 이리 대단한데. 정말 못할 짓 한 거다. 김성민은.
봉구와 제제를 보아 좋았고. 이윤석에게 고구마를 얻어먹던 덕구도 참 행복해 보였고. 아마도 이윤석과 김국진이 보던 하늘에 별이 하얗게 흩뿌려져 있을 것이다. 온통 하얗게 부시도록 흩어진 별들 위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고 시리도록 맑은 바람에 코끝이 맵고.
김국진은 결국 미녀 김작가와 이어지는가. 미녀 김작가와의 인연이 심상찮다. 이런 몰아가기도 남자들끼리만 있는 시답잖음이겠지. 애써 무시하는 김국진 역시. 국수 먹여주기 바란다.
시골에 가고 싶다. 간만에. 진심으로. 아주 간만에. 눈물겹도록 행복하다는 그 감정을. 장기프로젝트일까? 1년 계약이라니 그렇겠지?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까? 기대되고 부럽고 행복하고.
남자의 자격이기에 가능했던 어쩌면 평범하지만 특별했던 에피소드였다. 역시 남자의 자격이었다.
그나저나 다음주가 남자의 자격 노래자랑인가? 배다해, 선우, 고중석씨, 박칼린 선생님. 이것도 기대된다. 아마 다음주는 미치지 않을까. 연말에 큰 선물이다.
일주일이 어여 가기를. 한 해가 가는 것은 아쉽지만 남자의 자격을 보아야 하므로.
이런 걸 희망고문이라 하는 모양이다. 일주일을 어찌 견딜지 모르겠다. 죽겠다. 벌써부터.
덧, 봉구와 제제른 남자의 자격 팀이 기르는 건 안 되겠지? 녀석들을 계속 보고 싶은데. 귀농한 집도 넓은 마당이 녀석들에게 좋을 것 같기도 하고. 김성민을 못 보는 것도 아쉽지만 녀석들을 못 보니 안타깝다.
다시 한 번 김성민은 정말 못 할 짓 한 거다. 어찌할 것인가? 봉구와 제제는? 반갑고 그래서 안타까웠다.
다시 볼 수 있을까? 볼 수 있기를. 귀농편에서. 진심으로 바라는 바다. 녀석들의 활기찬 모습이 눈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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