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은 아이돌 자체를 보려는 것이지 음악을 들으려는 것이 아니다. 음악은 단지 수단일 뿐.
아티스트란 음악을 듣자는 것이며 무대를 보자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티스트도 좋다.
곡이 좋고 나쁘고에 좌우되는 건 아티스트. 곡이 인기있고 없고에 좌우되는 것도 아티스트.
반면 그와 상관없이 한결같은 것은 아이돌. 항상 최소한의 코어팬은 남아 있다.
확실히 올초 티아라의 활동을 보면서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경계에 대한 화두를 품었는데, 지금의 걸그룹 대세란 역시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경계에서 양자를 아우르며 이루어지고 있다고 판단해도 좋을 것 같다. 그만큼 대세라는 거다. 아이돌이 아티스트의 영역까지 대신할 만큼.
아이돌로서 입지가 확고했다면 yayaya로 인해 이렇게 흔들리지는 않았을 테지. 물론 yayaya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이만한 논란에 티아라 쯤 되는 팀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오히려 카라에 비해 음원성적 등이 더 좋음에도 아이돌로써 입지가 약한 것은 그 때문. 음악은 히트했지만 정작 아이돌로써 티아라를 대중에 각인시키는데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일단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투애니원, 카라는 최소한의 코어팬을 확보하고 그를 바탕으로 대중성까지 아우르는 아이돌로써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보면 될 것이고, 포미닛이 조금 아쉽다. 예능 등을 통한 노출이 조금 늦었다고나 할까? 일찌감치 포미닛이라는 팀의 캐릭터를 확보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 밖의 팀도 마치 가수를 고르듯 걸그룹 가운데 이런 좋은 노래도 있다. 노래와 무대는 소비하지만 아이돌 자체는 소비하지 않는다.
레인보우가 올해 고전한 이유이기도 하다. 곡은 내가 듣기로 가장 나았던 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레인보우라는 팀의 캐릭터가 없다. 아이돌에게 캐릭터가 없다는 건 상당히 난해할 수 있는 문제다. 시스타는 어느 정도 곡의 성공과 더불어 캐릭터메이킹에 성공한 것 같기도 하고. 레인보우보다는 낫다. 지금까지의 연장선에서 예능은 물론 무대에서 한 번 터뜨려줄 필요가 있다. 다행히 요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기도 하고.
의외로 티아라의 이미지 소모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걱정할 것 없겠다. 노래하는 티아라지 티아라가 하는 노래가 아니다. 아마 아이돌로서 입지가 아쉬운 걸그룹 가운데서는 가장 앞서 있다 할 텐데. 곡에 따른 부침이 있기는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코어가 그런 쪽에서는 지원이 좋으니까. 확실히 대중성을 잡을 수 있는 저력이 있다. 그것이 장차 티아라라는 팀에 대한 수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그에 비하면 소녀시대는 어떤 노래를 내놓아도 그것이 대중성이 될 수 있는 저력이 아닌 힘이 있다. 원더걸스 역시 마찬가지. 지금에 원더걸스가 복귀한다고 불안할 것이 없는 이유다. 캐릭터는 오래간다.
아마 남자아이돌이 걸그룹에 비해 성적에 비해 그다지 크게 이슈가 되지 못하는 이유도 아마 그래서일 듯. 남자 아이돌은 아무래도 남자 아티스트와의 경쟁이 있다. 아티스트 영역에서 남자 아티스트의 존재가 확고하기에 아이돌은 단지 아이돌로 머물 뿐이다. 대중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코어한 팬에 의존하는. 그나마 가장 대중적이던 팀이 2PM과 2AM이었는데, 2AM의 경우는 대중성이 너무 강해 아이돌로서의 힘이 약하고, 2PM은 두 쪽 다 약해진 것 같고. 2PM이 약해진 것이 여전히 보이그룹이 걸그룹에 약세를 보이는 이유일 듯.
과연 내년에도 걸그룹의 대세는 이어질 것인가? 아이유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아티스트이면서 아이돌. 아이돌이면서 아티스트를 기대하고, 아티스트를 기대하면서 아이돌로서 소비한다. 여전히 대중의 욕구는 거기에 있다. 시스타가 효린을 이용 마케팅만 잘 하면 뚫고 들어갈 여지가 있을 것이다. 레인보우는 보다 퍼포먼스를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아마 아이돌로서보다는 기존의 시장선점자들로 인해 아티스트로서의 성향이 보다 강조되지 않을까.
대충의 결산이다. 전혀 무책임한 예측이고. 어떻게 될까? 티아라 덕분에 아무 생각없이 답을 구할 수 있었다 하겠다. 타이밍도 안 좋았지만 역시 티아라의 장점이며 한계일 것이다. 너무 대중성이 뛰어나도 아이돌로서는 안 좋을 수 있다. 티아라는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경계에 선 첨병이라 할 수 있다. 어찌될 것인가.
흥미롭다. 전혀 예상밖의 코어콘텐츠미디어의 행보에 관심을 가져본다. 소녀시대가 일본으로 가고, 아마 원더걸스는 돌아오고, 아이유의 성장과, 새로운 걸그룹의 등장? 흠...
하긴 별 관심도 없는 분석이고 답이고 예측이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얼마나 맞을까? 내년이 두렵다. 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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