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 음악에 대해 진지하다!

까칠부 2010. 12. 18. 08:16

"노래는 그렇게 부르면 안 되요!"

"노래는 기교가 아니거든요."

 

설마설마했다. 설마 허지애가... 하지만 방시혁의 음악에 대한 엄격함은 아마추어의 허세를 그대로 보아넘기지 않는다.

 

하기는 아마추어가 아무리 잘한다고 해봐야 프로가 보기에는 어설플 뿐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해야 할 때 하고, 하지 말아야 할 때 않는다. 물론 그런 가수도 사실 프로 가운데 드물기는 하다. 하지만 윤상과 조피디와 방시혁 아닌가?

 

그런 음악에 대한 엄격함과 함께 안아라던가? 노래를 3곡이나 다시 시키며 가능성을 찾는 진지함이 보인다. 허지애도 "난 알아요"에 실망하면서도 다른 노래를 시켜보고 있었다. 신샤론의 경우는 잘못된 버릇으로 듣기에도 상당히 거북한 노래였는데 음색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었다. 서형주의 경우도 R&B에 대해 그 기본이 되는 블루에 대해서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며 다른 선곡으로 애써 가능성을 찾아 합격시키고 있었다.

 

들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역시나 프로이다 보니까, 연륜도 그만하다 보니까, 한 귀에 잡히지 않는 가능성을 볼 줄 안다. 그래서 심사방향도 잡힌다.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함. 괜한 겉멋에 나쁜 버릇이 들지 않은 발전가능성 있는 순수한 목소리. 서지환씨의 경우도 그런 점을 높이 샀을 것이다. 목소리가 참 맑고 순수하다. 김혜리의 경우도 역시. 노래란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다. 나의 감정으로 상대의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한 기본이 되었을 때 나머지는 단지 채워주기만 하면 그 뿐이다.

 

하여튼 심사가 끝나고 나면 심사위원들의 심사평 하나하나를 가만히 곱씹어 본다. 슈퍼스타K에서는 없었던 것이다. 그들이 보았던 것. 그들이 놓치지 않으려 했던 것. 내가 보지 못했던 것들. 음악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더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출연자들에 대한 애정도 생긴다.

 

까칠하다? 독하다? 하지만 방시혁이나 이은미나 출연자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고 있지 않은가. 기회를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애정어린 비판도 아끼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가능성을 찾아 그들을 살려준다. 단지 그 표현이 때로 직설적으로 나올 뿐. 하지만 좋은 소리 해준다고 안 되는 게 되지는 않지 않은가.

 

폴 김을 떨어뜨릴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상당한 실력이었다. 그만하면 어떻게 서울은 몰라도 결선까지는 갈 수 있지 않을까. 가차없다. 윤상이 그렇게 허술한 사람이 아니다. 생긴건 저렇게 사람 좋게 생겼어도 우리나라 굴지의 음악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음악에 대한 엄격함은...

 

갈수록 기대가 높아진다. 출연자들의 수준도 높아지고, 아직은 부족하지만 가능성이라는 게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고,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눈과 귀에 대한 기대도 생기고. 어쩌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흐뭇함도 있다. 그저 이렇게 보이는 것이 끝은 아니다.

 

슈퍼스타K의 아류라는 비판을 훌륭히 극복해 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 비결은 역시 심사위원. 음악적 진정성과 깊이를 동시에 갖춘 심사위원들이 프로그램의 수준을 높이고 차별성을 부여한다. 아무리 포맷이 비슷해도 이렇게 그 깊이를 달리 하면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 된다.

 

좋다. 좋은 프로그램이다. 긴 겨울 기다리며 보는 보람이 있을 것 같다. 다음주는 누가 스타로 발돋움할 것인가. 또 어떤 가능성을 찾을 것인가. 한 주 한 주가 즐거운. 이미 충분이 이 프로그램으로 행복하다. 훌륭하다.

 

 

덧, 그런데 김혜리씨에 대해 이은미가 했던 "스케일이 다른 부분이 있다"가 "죽을 것처럼 난 힘들어도" 이 부분은 아니겠지? 어쩐지 그럴 것 같아서. 그건 물론 이은미만 알겠지. 한참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