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무한도전 - 지구온난화, 아이디어가 빛났다!

까칠부 2010. 12. 19. 06:52

참 저렇게 단순하게도 도식화할 수 있구나. 몰디브에서 덥다고 에어컨을 트니 실외기로 북극의 얼음이 녹는다. 그리고 북극의 얼음이 녹은 물은 다시 몰디브를 잠기게 하고.

 

길이 보이는 일상들. 냉장고를 열고, 샤워를 하고, 보일러를 켜고 나가고, 남아도는 음식물에, 나홀로 자가용, 그리고 그때마다 켜지는 온열기.

 

뭐 긴 말이 필요없다. 바로 저것이 전지구적으로 놓인 현실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이다. 늘어가기만 하는 인구에,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역시 늘어만 가는 에너지소비에, 감당하지 못하고 비례해서 높아지는 대기의 온도, 그리고 피드백되어 높아지는 해수면.

 

수도 없이 경고해왔지만 그러나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는 것. 그보다는 인간의 기술력이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할 것이다. 과연 환경의 변화가 인간의 생존에까지 치명적으로 위협이 되는 것이 먼저인가? 인간이 먼저 그것을 극복할 기술을 개발해낼 것인가?

 

아무리 캠페인을 해도 쓰던 것을 덜 쓸 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이 자본주의다. 소비는 갈수록 늘고, 그에 맞춰 생산도 늘고, 그래서 다시 소비가 늘고. 소비의 증가가 멈추는 순간 자본주의는 붕괴한다. 항상 자본은 이익을 내야 하는데 소비의 증가가 멈추면 어디서 이익을 증식할 것인가? 근대이후의 경제와 그 이전의 경제가 갖는 근본적인 차이다. 무한히 성장하는 경제. 그것을 담보하는 것이 무한히 늘어나는 소비. 그것이 곧 에너지다. 과연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래서 무한도전에서도 해답은 제시되고 있지 않다. 단지 상식적인 캠페인만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에너지를 아끼자. 소비를 줄이자. 그게 되는가?

 

대개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이나 저술을 볼 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캠페인은 쉽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 다만 그러한 경각심을 주는데는 성공하지 않았을까? 무한도전을 보고서도 환경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어떤 문제의식도 갖지 못한다면 그건 답이 없는 것이다.

 

제작진의 아이디어가 빛났다. 과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PD이고 작가이구나. 무한도전 멤버들도 어지간하지만 이런 건 역시 PD가 만드는 것이다. 감탄하며. 그런 가운데 적절히 예능임을 잊지 않고 보여주는 연기자의 모습은 과연 무한도전 멤버들이구나.

 

의미깊었다. 물론 재미도 있었고. 무한도전의 강점일 것이다. 무한도전스럽다는 게 어떤 것인가. 6년차 무르익은 연륜을 보았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은. 재미있었다.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