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그 또래들은 그냥 내버려두어도 알아서 왁자하니 웃고 떠들며 잘 논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움짤이며 그런 것들을 보더라도 얼마나 격의없이 즐겁게 노는가. 보기에도 좋다.
보은으로 향한 팀. 휴게소에서 간식 먹을 때. 아니 그 전에 노주현이 5천원 용돈 줬다면서 나머지 5천원 채운다고 게임할 때부터. 사실 그 장면은 조금 허무하기는 했지만 이후 간식을 먹기까지의 과정이 참으로 즐겁지 않은가. 구하라가 돈을 들고 튀고, 겨우 찾았나 했더니 송은이가 다시 들고 튀고, 메뉴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핫바를 나누어 먹는 모습까지.
내가 이런 걸 바랬던 것이었다. 참 드문드문 나오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이것 보자고 이 긴 시간을 찾고 있구나. 물론 이전 기부를 누구 이름으로 할 것이냐를 두고서 게임을 하는 것도 그럭저럭 우습고 재미있었고. 이런 상황에 스스로 굴욕을 자처하는 것은 효민의 예능감일 것이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주연,
"그거 표절이에요!"
모두가 마을에 세울 상징물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는데, 아이디어를 모아보자고 얼굴이 가장 낫다니까 필기구 표지를 보고 베낀 것이란다. 확실히 이런 건 주연이나 할 수 있다. 그냥 모여서 아이디어나 짜고 할 것이 이렇게 또 한 바탕 웃고 떠들지 않는가? 음습하니 숨기고 그랬다면 그것도 아니었겠지만 이렇게 대놓고 하면 깔끔하니 보는 사람도 웃고 넘어간다.
사건을 만든다. 중요한 재능이다. 아마 청춘불패 제작진이 보다 생각을 가지고 G7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갈 생각이었다면 주연의 비중도 지금과는 한결 달라졌을 것이다. 김신영이 써니타령만 덜 했어도. 효민도 저리 재미있는데. 한선화야 말할 것도 없이 이제는 완전한 예능인이 되어 있고. MC를 시켜 놓아도 잘 하지 않을까? 나르샤가 초반에 비해 부진해서 탈이지.
그다지 할 말은 없다. 아마 끝인 걸 몰랐다면 또 그 사람들이냐고 한 소리 했겠지만 끝물이니까. 정리하자는 것 아닌가. 다 끝났으니까 정리하자는데 뭐라 하겠는가? 뭐라 더해봐야 아쉬움이고 미련일 테고. 더 나아질 것도 없고 더 나빠질 것도 없고 그냥 끝. 그래서 끝이란 허무하고 허전하다.
욕도 실컷 했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강점을 보았고. 또다른 유형의 예능이 되지 않을가 기대도 했었고. 그러나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표류하는 동안 감정만 쌓이고. 그래도 가끔 보이는 그 반짝임이 아주 놓지 못하게 한다. 오늘처럼. 딱 오늘 만큼만.
재미있었다. 아쉬움은 뒤로 하고 그 반짝임이 오늘 유난히 빛나며 지켜보는 보람을 주었다. 마무리 잘 하기를. 기대를 버리니 이렇게 편하다. 앞으로도 계속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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