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고약스럽다. 장래가 걱정스럽다 하지만 이미 박재범은 주류무대에 전혀 서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 출연도 불발되었고, 음원이 잘 나간다고 음악방송도 출연 못하고, 연예인으로서 무슨 장래가 있나? 문희준처럼 주류에서 비껴나 언더에서 놀 뿐.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서도.
저번 김성민의 경우도 있지만 사람마다 허용할 수 있는 선이라는 게 있다. 이 정도는 잘못이기는 하지만 봐줄만 하겠다. 혹은 이건 잘못도 아니잖아? 아니면 이건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그도 아니면 잘못하기는 했지만 댓가를 치렀으니 이제는 괜찮다. 결론이 있다. 결론이 있으면 뒤도 있겠지.
하지만 이건 이도저도뭣도 아니고,
"아마 박재범에게 뭔가 있을 거야..."
의심은 의심을 낳고 의심으로써 종결된다. 올해 그 시끄러운 사건을 통해 보지 않았던가. 의심이 어떻게 증식되고 한 인간을 파괴할 수 있는가. 구체적인 사실도 뭣도 없는 상황에 단지 잘못을 했다. 그것이 회사 차원에서 감싸줄 수 없는 수준의 것이다. 이건 가치판단의 영역을 넘어 그냥,
"얘 나쁜 놈이야!"
차라리 뭔 잘못을 했는가 밝히는 쪽이 박재범을 위해서도 나을 수 있다는 이유다. 최소한 그러면 잊혀질 수는 있으니까. 아니면 아예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자기 삶을 살 수 있겠지. 그것이 박재범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죄를 지었으면 처벌을 받고, 처벌받을 정도가 아니면 당당하게 책임을 지고, 그러고도 해결될 수준이 아니면 아예 모든 것을 포기하고. 깔끔하지 않은가. 그러다 한참 지난 뒤 다른 모습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고.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그냥 나쁜 놈. 뭔가 잘못이 있는 놈. 아무튼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파렴치하고 뻔뻔한 놈. 계속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아무 결론 없이 그렇게 단지 의혹과 이미지로써만 단정지어져 이도저도 아니게 두루뭉수리. 의도한 바일까? 아무런 결론 없이 이대로 끝까지 가 보자고?
진짜 고약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박재범을 위하는 척. 그러면 박재범만 더 나쁜 놈 되지 않는가. 자기는 착한 사람이다. 사실 이제 어떤 사실을 밝혀도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없을 정도로 박재범의 이미지는 나빠진 상태다. 온갖 루머가 떠돌고 그 가운데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것들도 있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예전 저런 식의 화법을 쓰는 사람을 겪은 적이 있어서. 아주 사람 돌아버린다. 차라리 대놓고 말하란 말이다. 이리저리 돌려서 쟤 나쁜 놈이다. 온갖 안 좋은 상상을 자극하고 그것으로 앞길을 막아놓고서 그를 위해서 말하지 않는 것이다. 입을 다물던가. 다 말하던가. 의도한 거면 영리하다 할 밖에. 대단하다.
'예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대한 탄생 - 세심함과 엄격함, 따뜻함... (0) | 2010.12.25 |
---|---|
청춘불패 - 드디어 끝인가? (0) | 2010.12.25 |
놀러와 - 예능과 웃음에 대해서... (0) | 2010.12.21 |
영웅호걸 - 어떤 불쾌한 영웅만들기... (0) | 2010.12.21 |
런닝맨 - 리지의 캐릭터를 생각하다... (0) | 2010.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