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버라이어티일 것이다. 리얼리티란 개연성이다. 그리고 리얼버라이어티의 리얼리티란 출연자 자신의 지금 이 순간일 것이다.
예전과는 다르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들이 모여 보여주던 B급 쇼와는 이제 더 이상 같을 수 없다. 거의가 이제는 메이저로 올라왔는데? 단순히 솔로파티를 연다고 해도 저렇게까지 사람이 모여든다. 자기들끼리의 축제에도 사람들은 열광하며 스타로서의 그들 자신을 소비한다. 과연 전처럼 할 수 있을까?
그저 리얼버라이어티일 뿐이라 생각한다. 정형돈의 집에 물 새는 것을 소재로 삼듯, 하하가 저조한 것을 두고 힘내라 놀리며 웃음거리로 만들 듯, 정준하의 결혼 이야기나, 각자 맡은 다른 프로그램의 이야기나, 혹은 노홍철이 헤어지고 힘들어하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로 지금 그들의 현재 위상이나 위치나.
만일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그것이 리얼버라이어티의 리얼리티를 배신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로 인해 과거의 모습을 향수하는 사람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감수해야겠지. 어쩌면 이제까지의 쌓인 이야기들을 공감하고 소비할 수 있는 특정한 마니아층의 전유물이 되는 것도. 확실히 어느 정도는 보는데 진입장벽이 있음을 알겠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무한도전은 더 이상 예전의 무한도전이 아닐 것이다. 그야말로 현재에 충실한 리얼버라이어티라고나 할까?
무한도전이 변했다, 초심을 잃었다, 자꾸 이상한 방향으로 나간다. 나름대로 타당한 지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무한도전이란 이미 출연자며 PD 스스로도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이 이미 먼 길을 오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보아야겠지. 예전에는 어땠거니 해봐야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지금의 무한도전을 좋아하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튼 흥미롭다. 무한도전은 어디까지 진화해나갈 것인가? 6년이라는 시간 만큼, 그리고 앞으로 시간이 쌓이고 이야기가 쌓이면 무한도전은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갈까? 그것은 현재 리얼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쌓이고, 이야기가 쌓이고, 캐릭터와 관계가 쌓이고, 현실과 프로그램의 경계 사이에 더 많은 현실의 이야기들이 쌓이고, 그것은 어떤 모습으로 리얼리티로써 나타날 것인가. 아직은 약간은 불안불안하지만...
파티 자체는 조금 마니악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그야말로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아마 춤은 아이돌특집을 준비하며 연습한 것이 아닐까. 호텔 캘리포니아는 정말 명곡이다. 서툴지만 여덟대의 기타가 어우러져 내는 소리는 음악이란 단지 잘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즐길 수 있을 때 더 아름다움을 들려준다. 길은 확실히 무대 위에서 그 존재감이 드러나고. 무대에 선 음악인 길은 더 이상 무리수 길이 아니다. 유재석보다도 오히려 존재감이 돋보이는 것은 무대야 말로 그가 있을 곳이기 때문이다. 예능을 즐기는 것 같으니 아쉬울 것은 없지만.
솔로들을 모아놓고, 노홍철을 필두로 즉석에서 짝짓기 게임을 하고, 그다지 예능을 하는 것 같지 않은 순수하게 손님을 초대해 즐기는 듯한 그런 어수선함과 산만함이. 아직 무한도전 자체를 즐기지 않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지루하기도 했달까. 무한도전을 보기보다는 어디 짝짓기 프로그램에 음악 게스트를 즐기는 것 같다. 어지간한 음악내공의 박명수와 유재석이 있고, 또 음악인 출신의 멤버들도 있고 해서 즐겁기는 했지만. 연습도 많이 한 것 같고. 아마추어지만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다만 예능으로서는 어땠을까?
하지만 그런 게 무한도전이니까. 굳이 예능을 하려 하지 않는다. 예능을 하려는 모습마저도 현실과 예능을 잇는 개연성으로써 활용한다. 무한도전스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역시나 나는 무한도전 자체까지는 좋아하지 않는구나. 그래도 나름대로 즐겁고 재미있었고.
의외로 사람들이 우려하고 비판하던 바에 비하면 꽤 괜찮게 나왔다 생각한다. 그럭저럭 오히려 심야시간대였으면 더 즐겁지 않았을까. 또 나는 심야에 보았고. 100점은 아니더라도 60점 정도. 나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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