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다. 아마 내 기억으로 첫사건이 구창모가 송골매에서 나온 것일 것이다. 하긴 그건 좀 성격이 다를까? 그보다는 몇 년 뒤 벗님들이 이치현과 벗님들과 벗님들로 나뉜 사건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승철과 부활의 결별은 대마초 사건 때문에 오히려 내게는 임팩트가 약했다.
밴드란 보컬이 인기 끌면 깨지는 것이구나. 시나위도 1집부터 6집까지 보컬이 같았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오죽하면 밴드보컬은 조금 노래 못하는 쪽이 - 즉 혼자 튀지 않고 혼자 뛰쳐나가서도 솔로로 성공할만한 가능성이 희박한 쪽이 낫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었다.
어쩔 수 없다. 옛날 아이돌 출신들도 지금 다시 나와 예전 소외당하고 열등감 느끼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누구 한 사람에 대중의 관심과 인기가 집중되면 반드시 내부적으로 갈등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아직 어린 나이에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멤버는 자기 중심으로 가려 하고, 나머지는 소외된 듯 주눅들거나 아예 그에 반발하려 하고. 애프터스쿨에서도 한 멤버가 나간 이유가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돌이야 계약으로 묶인다지만 밴드는...
참 그동안 활동 잘 한다고 생각했었다. 남자의 자격으로 배다해의 인기가 높아졌으니 바닐라루시도 이제는 잘 풀릴 것이다. 행사도 많이 들어왔다고 하고, 또 나처럼 괜히 바닐라루시의 음악을 찾아 듣는 사람들도 늘었고. 어차피 음원 다운로드받아봐야 돌아가는 건 얼마 없지만. 그래도 다음 앨범 나오면 또 다르지 않겠는가.
왜 여직 앨범이 안 나오는가 했다. 앨범 내놓는다고 바람잡은 것이 벌써 몇 달이다. 앨범은 아니더라도 싱글 정도는 충분히 하나 내놓을 수 있지 않았을까. 남자의 자격으로 받은 관심과 인기가 사그라들기 전에 다른 멤버들처럼 신곡 내고 활동했어야 했는데. 결국은 내부적인 갈등이 있었으니까.
사실 그렇다. 할 수 있으면 혼자 활동하는 게 좋지 여럿 활동하는 게 더 낫지는 않다. MR 하나 들고 행사 도는 게 낫지 밴드가 함께 악기 세팅하고 어쩌고. OST야 밴드의 비중이 거의 없고, 설마 뮤지컬에 밴드가 함께 출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밴드를 아주 무시할 수는 없으니 자기 스케줄마저 밴드에 어느 정도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 밴드란 바로 그런 불편함까지 감수하며 활동하는 것을 말한다. 그럴 의지가 없다면...
처음부터 바닐라루시의 노선에 동의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팀을 짜지 말던가. 이제 와서 입장이 달라졌다고 자기만의 노선을 고집하는 것은. 김윤아는 솔로 활동과 자우림 활동을 훌륭하게 병행하고 있더만. 역시 인기라는 게 이렇게 좋은 것일까. 확실히 바닐라루시 하면 아직 배다해밖에 모르는 것도 있고.
입맛이 쓰네.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알고, 배다해만 비난할 수 없다는 것도 알지만, 이런 식으로 팀이 또 깨진다는 것이. 역시 밴드란 - 아니 팀이란 어느 한 쪽으로 균형이 무너질 때 깨질 수밖에 없는 것일까. 또 바로 직전 락락락을 보며 부활 깨지는 걸 다시 보아서 말이지. 또 하필 보컬이.
어쨌거나 바닐라루시로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일 것 같다. 뜬금포로 남자의 자격으로 인지도를 높이나 했더니 배다해가 혼자 인기를 얻고 탈퇴. 배다해만한 보컬을 다시 구하기도 쉽지 않을 테고. 아, 씨야도 그렇게 남규리 나가고 망했다. 오래도록 음악을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아무튼 일이 이왕 이렇게 된 이상 각자 자기 길에서 최선을 다하기를.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은 날도 있겠지. 특히 바닐라루시에 대해서는 다음 음반이 나올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지켜보려 한다. 밴드에는 보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충분히 매력있는 음악을 하는 팀이니. 아쉽다. 안타까운 뉴스다. 밴드음악을 좋아하는 팬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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