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카라 - KBS가요대축제...

까칠부 2010. 12. 31. 00:25

SBS의 방송사고를 능가하는 방송재앙수준의 음향에 썩어가던 귀를 신승훈과 아이유가 살리는가 싶더니, 카라가 나와 눈을 정화해준다. 이제까지 가운데 단연 최고.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이.

 

무대 컨셉에 어울리게 상당히 고전적인 느낌이랄까? 박규리는 어디 프랑스의 귀족 같고, 강영은 귀족가의 아가씨, 구하라는... 흑발로 돌아온 것이 묘하게 혼혈스런 느낌이 있다. 거 왜 있잖은가? 아시아계의 피가 섞인 어떤 비밀스런 신비함... 순정만화나 헐리퀸 좋아하면 이해할 수 있는 코드일 텐데. 다만 박규리가 너무 남자같이 나와서. 아름답다기보다는 확실히 멋있었다. 이름 가운데 폰이나 드를 넣으면 어울릴 듯.

 

한승연은 어쩐지 화려함과는 많이 안 어울려 보이고, 그에 비하면 니콜은 조금 귀부인스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문득 박규리와 니콜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가면을 처음 벗는 순간 보인 니콜의 눈웃음에는 상상을 자극하는 그 무엇이 있었다. 나이 먹으면 더 멋있어질 것 같은 니콜이다.

 

어쨌거나 전체적으로 특별무대라는 느낌이 오도록 짧지만 알찬 무대였고,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한 것이 보였다. 무엇보다 음악과 무대와 아티스트가 완전히 조화를 이룬 무대라는 점에서 무한플러스. 설마 오늘의 코디팀이 어제의 코디팀과 같은 팀인가? 오늘 의상 준비하느라 대충 했는지도. 아닐까?

 

아무튼 정말 뭣스런 음향이다. 도대체 이런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입장이란 어떤 것일까? 아이유는 그래서 대단하고. 그 와중에 신승훈의 노래를 신승훈조차 말 못하게 자기만의 느낌으로 소화하고 있다. 아이유의 강점은 역시 그런 고음이 아닌 이같은 탁월한 곡해석력과 독특한 분위기에 있다.

 

아이유와 카라로 인해 산 느낌. 아이돌 모여 보헤미안 랩소디 부른 건 무리수. 양희은 무대도 역시 아이돌들에게는 무리수. 잘 부르는 것으로는 부족한 노래라. 두 개 건졌다. 최고의 무대였다. 특히 카라.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