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진중권과 어떤 비평 아닌 비평...

까칠부 2011. 1. 3. 23:33

나도 가끔 쓰는 말이다. 저번 매리는 외박중을 보면서도,

 

"원수연스럽다..."

 

어쩔 수 없다. 작가라는 거니까. 표절이라도 하지 않는 한 그 작가만의 색깔이란 어떻게든 드러날 수밖에 없는 거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엮어 그만의 작품세계로써 인정하는 것이고.

 

이를테면 브랜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이 봉준호다? 박찬욱이다? 혹은 쿠엔틴 타란티노다? 배우가 송강호가 나오고 김윤석이 나오고 류승범이 나오고. 문근영이 나온다지 않은가. 장근석이 나온다지 않은가. 기대가 있다. 이제까지의 그들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었던. 그래서 생각한다.

 

"아, 이건 볼만하겠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이 사람 거라면 보고 싶지 않다는 게 있겠지. 이 감독은 도저히 기대가 되지 않는다. 이 배우는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을 자는게 낫겠다.

 

예를 들어 일본 드라마 뭘 볼까 하다가 시놉시스나 기타등등 보고서 마음에 들다가도 나카마 유키에가 나온다 하면 바로 접어버리는 것처럼. 우에토 아야, 아야세 하루카.

 

"저번 그 작품 엉망이었잖아? 그걸 또 보라고?"

 

이것을 달리 풀면 이렇게 되겠지.

 

"불량품을 파는 가게에는 다시는 가지 않는 버릇이 있다."

 

사실 아무리 봐도 이게 문제가 될 표현이 아닐 텐데. 조금 독설이기는 하지만 이런 정도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심형래이니까 문제가 되는 건지. 아니면 진중권이라 문제가 되는 건지.

 

심형래라는 브랜드를 신용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 브랜드 자체를 신용하지 않는 - 아예 불신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보지 않겠다. 뭐가 문제일까? 믿음이 가지 않아 보지도 않겠다는데.

 

평론도 아니다. 비평도 아니다. 그냥 그러겠다는 입장선언이다. 또한 심형래라는 제작자에 대한 평가고. 이런 정도도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우리 사회가 경직되어 있는 것일까.

 

원래 사람이 믿음을 얻기는 힘들어도 믿음을 잃기는 쉽다. 그리고 한 번 잃은 믿음은 다시 되돌리기 더 어렵다. 그럼에도 여전히 신뢰를 보내야 한다면... 그러면 망한 앨범에도 다음 앨범은 꼭 사주어야 할까?

 

아무튼 재미있다는 게... 이러니 진중권도 꼭지가 돌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도 어이가 없는데.

 

맥락을 살피라는 거다. 조금 더 넓게. 다른 경우는 어떤가. 무엇보다 자신을 돌아보고. 나는 그런 경우가 없는가. 없다면 정말 대단하겠지만. 웃는다. 정말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