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란 정의하자면 자기 수입보다 더 쓰는 걸 과소비라 한다. 즉 무한도전에서의 지출을 과소비라 하려면 그것이 무한도전 멤버들의 수입을 초과하는 것이어야겠지. 과연 그랬는가?
도둑질을 한 것도 아니고, 사기를 친 것도 아니고, 어디 길가다 주운 돈도 아니고, 정당하게 번 돈을 수입 안에서 쓰고 있었다. 조금 많기는 하지만 어차피 벌이가 크니까. 장난스럽기는 하지만 어떻게 쓰든 그게 뭔 상관인가? 더구나 예능인데.
지난주 남자의 자격도 그렇지만 뭐랄까 한국사람들은 돈을 너무 신성시하는 게 있다. 돈을 쓰는 걸 못 견뎌한다. 자기 돈이 아님에도. 자기 돈만 잘 챙기면 된다.
무한도전에서 뭐라도 대단한 명품을 사거나 값비싼 물건을 사는데 돈을 쓴 것도 아니고. 편의점에서 산 것들, 그거 얼마나 하는가? 1인당 1만원 정도면 한 번 쇼핑으로 그리 많은 게 아니다. 물가를 생각해야지. 회전초밥이야 어지간히들 기회 되면 찾아가 먹는 것이고, 전이야 그리 부담될 게 없다. 단지 머릿수가 많아 문제일 뿐.
도대체가 후배 개그맨들 사줘, 고생하는 스텝틀 사줘, 과연 그 돈이 과소비라 할 만큼 허투루 쓰인 돈이었는가. 물론 장난스럽게 쓰인 것은 있다. 그러나 장난스럽거나 아니거나 당사자의 재량이다. 물론 그 돈이 온전히 정준하의 주머니에서만 나왔는가는 나는 모른다. 그것을 전제하고 기회가 되었으니 그렇게 쓰겠다. 빚내서 쓰자는 것도 아니고 법을 어기는 것도 아닌데 왜 그것이 비판을 들어야 하는가.
사실 대리만족조차도 없었다. 뭐 눈이 돌아가게 멋지게 쓰고 해야 대리만족도 있지. 간만에 선배들이 쏜다고 욕심내 먹는 개그맨들과 간만의 호사에 즐거워하는 스텝들만 있을 뿐이었다. 서점에서나 편의점에서나 단지 멤버들이 추잡스러울 뿐이었고. 공짜라고 그렇게 밝히나?
뭐가 문제인 것일까? 수입 안에서 쓴 돈이고, 정당한 수입이었고, 규모만 컸을 뿐 아주 못 쓸 돈은 아니었다. 물론 책의 경우는 나도 사다만 놓고 읽지는 않는 책이 적지 않으니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그런 정도의 사치야. 자잘한 것들 양만 많다고 사치라...
그냥 유쾌하게 보면 된다. 그러고 놀고 있구나. 또 그만큼 버는 걸 아니까. 무한도전만 5년이 넘어가는데 여전히 그 정도 지출도 무리라면 그것도 문제겠지. 하는 프로그램도 여럿에, 개인사업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다고 티내고 호사부리고 하는 것도 없지 않은가.
너무 엄숙하거나, 아니면 가난에 찌들어 그런 정도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아니면 단지 떡밥이거나,
뭐 논란이 될만해야 진지하게 들어주고 하지. 클래식 듣는 것도 과하다, 그림 보러 가는 것도 넘친다, 프렌치는 조금 그렇긴 하겠다. 별... 회전초밥도 과소비면 도대체 서민은 뭘 먹으라는 건지.
간만에 정말 웃는다. 무한도전이 아닌 이런 논란들이 오히려 예능일 것이다. 프로그램 밖에서도 전혀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예능. 그래서 무한도전을 리얼버라이어티의 시작이자 끝이라 하는 것일까?
재미있게 보고 원 별 기사라고는. 짜증도 깝이 되어야 난다. 그냥 웃는다. 웃겨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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