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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검열 - 글쓰기의 무게...

까칠부 2011. 1. 18. 01:02

가끔 선택이 필요할 때가 온다.

 

과연 이것에 대해 쓰는 것과 쓰지 않는 것 어느 쪽이 더 옳은가.

 

이것에 대해 씀으로써 사실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과 그로 인해 누군가 상처입고 다칠 수 있다는 것,

 

그로 인해 얻어지는 공공의 이익과 그로 인해 입게 되는 개인의 피해,

 

전자가 우선한다고 생각하면 쓴다. 그러나 후자가 우선한다고 생각하면 어지간하면 패쓰한다.

 

예를 들어 얼마전 한참 시끄러웠던 만화의 경우도,

 

내가 그것을 언급하면 굳이 몰라도 될 사람조차 알게 되지 않겠는가. 그다지 좋지도 못하는 내용의 만화를 단 한 사람이라도 내가 언급함으로써 알게 되고 읽게 되었다면?

 

그런 만화는 다만 한 사람이라도 적게 알고 덜 읽는 것이 당사자들을 위한 것이다. 그런 만화를 보는 자체도 그 만화에 언급된 당사자들에게 모욕이고 피해가 될 테니.

 

마찬가지로 특정 걸그룹 멤버와 관련한 이슈에서도 그것 까발려서 얻는 사회적 이익보다 그로 인한 개인의 상처라는 부분이 더 중요하니까. 아직 어리고 앞길이 창창하다. 더구나 그렇게까지 알려서 징계해야할 중대한 범죄도 아니다.

 

그것이 중요하다. 설사 잘못이더라도 과연 공공연하게 밝힘으로써 공개리에 망신을 주고 상처를 주는 것이 온당한가. 아니면 아무리 잘못을 했어도 그렇게까지는 아니지 않은가. 물론 옹호하는 입장으로라도 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옳을 수 있다.

 

하기는 블로그라는 것도 장사니까. 관심 받고 방문자수 늘리자면 그런 글을 많이 쓰는 것이 좋다. 적당히 옹호하는 척 관음증을 충족시켜주면 추천수도 리플도 많아질 것이다. 사실 그다지 욕도 안 먹는다. 사회정의를 위한 것이니까. 그로 인한 개인의 피해따위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너무 성급하게들 글을 쓰는 것이 아닐까. 때로 지금 쓰는 단어 하나로도 상처를 입고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리플에 달린 짧은 문장 하나가 블로그를 아예 닫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처럼.

 

자기가 강하면 다른 사람도 강한 게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약하다. 강하기를 강요하는 자체가 웃기는 것이다. 약한 사람은 약한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배려라는 것이다. 스스로 이겨내고 했으니 상관없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실제 그런 경우들도 있었다.

 

가끔은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겸손해져도 좋을 만큼 대단한 사람들이니까.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 단지 글인데도 수 천, 아니 수 만 명의 사람들이 읽고 한다는 것은. 베이징의 나비가 뉴욕에서는 태풍을 불러온다.

 

문득 생각한 것. 말 한 마디로도 얼마든지 사람을 죽인다. 단어 하나로도 얼마든지 사람이 죽을 수 있다. 물론 기성의 미디어도 주의해야겠지만 개인들도 조금 더 조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사람은 때로 너무나 쉽게 죽고 다친다.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물론 나도 항상 지키지는 못한다. 다만 노력할 뿐. 그다지 노력하는 것도 아닐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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