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아이돌과 부모라고 하는 딜레마...

까칠부 2011. 1. 19. 12:25

신화의 이민우도 과거 그런 맥락의 이야기를 한 바 있었다.

 

"멤버들끼리 직접 풀어야지 부모 끼면 안 된다."

 

부모는 당사자가 아니다. 엄밀히 제 3자다.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

 

멤버들은 멤버 서로간의 의리라는 게 있다. 소속사와도 미묘한 인간관계가 있다. 업계의 관행이나 사정이라는 것도 있다. 팬과의 관계도 있다. 무대에 대한 열정도 무시 못한다.

 

그러나 부모는 아니다. 부모에게는 자기 자식만이 우선이고 그 자식을 대하는 자기 입장이 우선이다. 그리고 극단적인 경우 자식이 버는 돈과 현재의 위치만이 보인다. 오로지 내 자식만.

 

부모가 끼어들어 좋은 꼴 못 보는 경우가 대개 그런 예다. 정작 당사자는 그럴 생각이 없는데 부모가 나서서는 모든 것을 다 흐트리고 심지어 자식마저 망친다. 한두번인가?

 

그렇다고 문제가 아이돌의 경우 대부분 미성년자이거나 성인이더라도 아직 어린 경우가 많아 스스로의 힘으로 기획사와 맞서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 아무리 그래도 미성년자가 직접 기획사와 맞상대한다는 것은 그리 좋은 모습이 아니다. 역시 어른이 법정대리인으로 앞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런데 어른인 부모가 이 모양이니.

 

결국은 부모자식간의 문제이기도 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지나치게 부모가 자식을 소유하려 한다. 독립된 인격으로 보기보다는 자기의 일부로 본다. 그래서 때로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자식의 결정에 개입하며 판단마저 자기 멋대로 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그러나 자식을 위한다는 이유로 자식의 인생마저 자기 뜻대로 하려는 것이다. 그것만 아니어도 좋은데...

 

물론 이번 일도 그와 관계되어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내가 부모가 전면에 나섰다는 소리를 듣고 한 걸음 물러선 이유라는 것이다. 소속사가 문제일수도 있지만 오히려 타자로서 사정을 정확히 모르는 부모의 아집이나 몽니가 이런 사태를 불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옳은가는 조금 더 지켜보고서...

 

그렇더라도 생각이 있으면 일처리를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과연 그런 식으로 일처리해서 당장 부모들 자식들의 이미지는 어떻게 될 것이며 그들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대신 살아줄 것이 아니라면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주도면밀하게. 자식 일이라고 너무 눈앞만 보고 행동한 것은 아닐까. 너무 서툴렀다. 이런 식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튼 부모를 아예 배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부모를 아주 믿고 앞에 내세울수도 없고, 모든 나이가 어릴 수밖에 없는 아이돌이 갖는 딜레마일 것이다. 장차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부모는 어떻게 해도 남이다. 아무리 부모고 자식이어도 엄밀히 별개의 인격이며 별개의 개체다. 부모들도 그런 사실을 인지해주었으면 좋겠지만. 아쉬운 게 많다.

 

일단은 그래서 지켜본다. 어찌되려는지. 잘 풀리기만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