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기자들을 욕하려고 했다.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그런데 시간을 두고 생각하니 이것이 과연 기자만 욕할 일일까?
당장 떠밀리고 부딪히고 심지어 깔려 쓰러졌어도 오로지 자기 욕하는 것만 귀에 들어온다.
"너 이리와봐!"
자기는 연예인에 뭐라 해도 상관없다. 어떤 헛소리를 해도, 어떤 근거없는 비난을 퍼부어도, 그래서 그의 일사이 파괴되고 심지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왔어도,
"대중으로서 그 정도도 못하나?"
그러나 반대로 대중에 대해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말을 하거나 하면,
"어딜 감히!"
이유인 즉,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니까."
아티스트가 아니다. 그 자신이 가치있어서가 아니다. 가치있는 일을 해서가 아니다. 오로지 대중이 좋아해주니까. 대중이 소비해 주니까. 그러니까 대중은 연예인에 대해 갑의 위치에 있다. 따라라.
원래 그렇게 배운다. 힘 있는 자는 마음대로 할 수 있고 힘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집에서 학교에서 그렇게 배우는데 별다를 게 있겠나. 갑의 위치에서 권력을 손에 넣었으니 마음대로 할 밖에. 아무 가책도 거리낌도 없이 비난하고 조롱하고 모욕하고. 그러면서도 듣기 싫은 소리는 전혀 듣기 싫고. 애들도 아니고.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아니 기자의 경우는 기사 하나로 연예인을 죽이고 살리는 직접적인 관계에 있다. 사실여부도 상관없다. 어차피 대중이란 사실여부따위 관심이 없으니까. 그냥 믿고 싶으면 믿는 것고 그게 재미있으면 덩달아 부화뇌동하는 것이다. 연예인따위.
말하자면 먹이사슬의 최하층부랄까? 무어라 해도 참아야 하고, 어떻게 해도 견뎌야 하고, 어떤 대접을 받아도 꿈틀거리는 것조차 허락받고 해야 한다. 울면 운다고, 화내면 화낸다고, 변명하면 변명하다고, 억울하다면 억울해한다고, 자기를 위한 어떤 방어도 변호도 허락되지 않는다. 그저 나 잡아잡수십쇼. 그냥 죽은 듯 휘두르는대로 내맡겨야 한다. 가지고 놀다 언젠가는 제 자리에 갖다 놓겠지.
말 그대로 천민이다. 불가촉천민. 일본에서 아무리 잘 나가봐야 한국사회에서 그들은 단지 딴따라일 뿐이라. 제아무리 스타라도 기자 앞에서 - 대중 앞에서 그들은 단지 하찮은 딴따라에 불과할 뿐이라. 어떻게 해도 상관없고 어떻게 다루어도 탈이 없는. 그래서 전혀 부담없이. 아닐까?
그런 무의식의 반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블로그며 게시판만 돌아다녀봐도 연예인이란 얼마나 가련한 존재인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 가지고도 얼마든지 확정하고 비난할 수 있는데. 그러면서도 아무런 죄의식도 반성도 사과도 없고. 타블로에 대해서는 과연 몇이나 사과를 했을까. 오히려 당당하다. 연예인이니까. 마치 파파라치 마냥. 파파라치야 개념도 양심도 양식도 없는 승냥이떼같은 것들이고. 그들에게 연예인이란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라 단지 돈일 뿐이다. 마찬가지.
멋대로 추측하고 멋대로 단정짓고 멋대로 단죄하려 들고, 단지 알량한 방문자수와 추천수에 취해 마치 자기가 뭐라도 되는 것처럼. 블로거며 일반 네티즌이며 술자리 안주삼는 - 차라리 이들이야 그 파급력이 고만한 수준이니까. 그러나 공개된 자리에 글을 쓰는 경우라면. 항상 말하지. 연예인은 공개된 자리에 함부로 글을 쓰지 마라. 자신들 역시 마찬가지다. 뭐가 다른가 말이다. 정작 연예인이 부상당하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하면 관심을 받을까 섹시한 제목을 고민하는 기자들과.
우스울 뿐. 늘 하던 이야기다. 차라리 이대로 귀국 않고 일본에서만 주욱 머물러 활동했으면. 아예 우리나라 연예인 전부가 할 수 있으면 그래도 대접받는 외국에서. 한류라? 과연 그 주체인 아티스트 - 연예인들을 이리 홀대하면서 과연 한류란 얼마나 갈까? 우리 자신이 먼저 연예인을 대접해주지 않는데.
입맛이 쓰다는 건 이게 비단 몇몇 개인, 몇몇 특정 직군에 해당하는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동안 주욱 보아왔던 이 사회의 보편이며 일상이라는 것이. 딴따라, 그 저급한 이름.
정말 어려운 상황에 외국 나가 열심히 활동하고 돌아온 날 이런 모양새라니. 이런 대접이라니. 그런 주제에 전혀 미안함도 반성도 없고. 아티스트에 대한 존경까지도 바라지 않는다. 단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는 것조차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 그런 수준인 것일까? 기자란? 미디어란? 그저 어이가 없어서.
그리고 덧붙이자면 이번 일에는 해결을 미적거리고 있는 당사자들의 몫도 꽤 크다.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가. 만만해 보이니까. 그럴 빌미를 주었으니까. 약점을 내보인 것이다. 승냥이떼들에게 물어뜯을 수 있는 상처를 들이민 것이다.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고. 기자의 이런 반응도 한국의 현실에서 상수다.
사태의 근본적 해결이 시급한 이유다. 불이 타오르면 먼저 장작을 불에서 꺼내야 불도 꺼진다. 여전히 장작은 타오르는데 불만 끄려 해서야. 시간과 기자는 적이다. 잊지 말기 바란다. 너무 느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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