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요일이면 뭘 볼까 고민이 많았다. 재미있는 예능들이 많아서.
원래는 남자의 자격 하나만 봤다. 그러다가 문득 흥미가 생겨 이것저것 보기 시작하는 또 왜 이리 재미있는가. 3사의 저녁시간 예능은 거의 다 챙겨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확실히 여럿을 섞어 놓고 보니 더욱 자신의 취향이 드러난다. 일단 "오늘은 즐겨라"는 연기자들과의 상성 문제로 아웃 - 요즘 오디션 덕분에 다시 챙겨보고는 있지만 고정출연자의 경우는 거의 아웃 오브 안중이다. 최송현을 비롯해 어제는 구지성이 있어서 그나마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다. 또 독설운도 역시.
"뜨거운 형제들"은 원래 아바타는 취향이 아니었고, 콩트를 활용한 상황극이 재미있는 것이었는데 그쪽은 영 취미가 없는 것이 결국은 부대끼다가 아웃. 나는 지금도 뜨거운 형제들이 지향하는 바를 모르겠다. "1박 2일"은 원래부터가 잘 보지 않고. 때로 좀 지겹다. 물론 제대로 걸리면 이보다 더 재미있을 수는 없지만.
"런닝맨"이 끝까지 경합했다. 확실히 재미있는 예능이다. 이제는 게스트의 소외가 문제가 될 정도로 멤버들간의 캐릭터며 관계의 상성과 조화가 아주 잘 맞고. 한 마디로 멤버들끼리만 모아 놓아도 잘 논다. 여기까지 오면 게스트는 필요없다. 게스트를 불러들일 것이라면 지금의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 게스트를 소외시킬 것이면 굳이 게스트를 부를 필요가 없겠지. 모순이다. 게스트를 부르는데 게스트가 소외된다. 예전 청춘불패가 이랬으면 정말 칭찬해주었을 텐데. "런닝맨"은 게스트의 비중도 아직은 크거든.
어쨌거나 초반의 긴박함이나 쪼는 맛이 갈수록 사라지는 것 같다. 제목에 어울리는 달리는 모습도 이제는 보기 힘들고. 게임 자체도 이제는 멤버들 사이의 상황극을 위한 소재일까? 게임을 하는데 결과가 궁금하지 않은 건 왜일까? 게임을 소재로 놀고 있는 멤버들만 눈에 들어오고. 지나치게 멤버들간의 호흡이 좋은 것도 이 경우에도 역시 문제가 된다. 어제 거는 그래서 결국 20분을 못 넘기고 끝냈다. 이제 그만둘 때가 되었다.
"개그콘서트"도 이제 내 취향에 맞는 코너는 "두분토론" 하나 남은 것 같다. 재미있게 보던 것들이 하나하나 폐지되거나 하면서 이제는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어디에서 웃어야 할 지 모르겠다. 역시 스킵에 스킵을 반복하다가 "달인"과 "두분토론"에서만 멈추고 모두 패스. 이것도 그래서 아웃.
결국 남은 것이 원래의 "남자의 자격"과 "영웅호걸이다. 일주일로 치면 "무한도전"꽈 "남자의 자격""영웅호걸"이 거의 고정이고 가끔 게스트 보고 보는 것으로 "놀러와"와 "밤이면밤마다""추억이 빛나는 밤에"가 더해진달까? 이것도 사실 충분히 많은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작년까지도 "남자의 자격"과 "청춘불패" 단 두 개만 고정으로 챙겨보고 있었으니. 재미있는 예능은 많지만 이 정도가 내 취향이랄까?
어떻게 된 게 한참 재미있게 보던 예능도 어느 순간부터 바뀌고 나면 내가 생각하던 것과 한참 거리가 멀어져서 말이지. 런닝맨처럼 더구나 그러고서 시청율이 높아지면 민망해진다. 그러나 어쩌겠나 그것이 내 취향이고 기호인데. 맞지 않으면 보지 않는 것이고 맞는 사람은 찾아 보는 것이겠지. 덕분에 더욱 재미있던 것이 더 재미있어진 것은 있겠다. 역시 남자의 자격은 재미있다. 비교해 보니 더 확실해진다.
질풍노도의 시간이 지나고, 서로의 개성이 두드러지면서 나 자신의 취향이나 기호 역시 보다 선명해지고. 그래서 남은 게 이 정도랄까? 가만 보아하니 장차 "영웅호걸"도 아웃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TV보는 시간은 짧을수록 좋다. 지금도 사실 너무 많이 본다. 다른 할 일도 많은데. 더 줄일 수 있기를.
아무튼 일요일 예능은 이렇게 정리가 되었다. 단 둘, 남자의 자격과 영웅호걸. 비슷하지만 닮은 이 두 프로그램으로. 나머지는 때때로 내키면 가끔 봐주는 것으로 족하겠다. 정리되었다.
앞으로 일요일이 조금 더 한가해질 것 같다. 그게 가장 마음에 든다. TV말고도 할 일은 많다. 언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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