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아이돌 음악을 들은지가 꽤 되었다. 요즘 하는 것이 한동안 끊었던 예전 희귀음반 MP3 모으는 작업이다. 음반 자체를 사려면 그야말로 한재산 털어야 하는 터라. 음원사이트서도 들을 수 없고...
원래 내가 아이돌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게 카라로부터였다. 원더걸스도 있고 소녀시대도 있지만 정작 이 두 팀도 멤버 이름을 다 외우게 된 게 카라에게 관심을 가지면서부터였다. 각각 5명 9명으로 이루어져 있고 더구나 소녀시대는 수영 하나만 겨우 알고 있었을 정도였으니. 아, 무한도전 때문에 제시카도 알았다.
포미닛은 원더걸스 멤버인 이름도 모르는 애가 들어가 있다고 해서. 애프터스쿨은 그냥 팀 이름 말고는 아는 게 없었다. 티아라는 라디오스타에 나왔었지? 그에 비하면 시크릿이나 시스타나 빨리도 알았다. 그리고 지금은 하나둘씩 잊어가는 중. 시크릿 보컬 이름이 송지은이었던가? 흠...
순기능이라면 순기능이라 하겠다. 덕분에 아이돌이라는 자체에 시들해지고 있으니. 지난주는 우라카라도 안 봤다. 제트코스트러브인가 신곡 나온다는데 굳이 찾아볼 생각도 않는다. 일단 기본적으로 나는 일본 아이돌에는 별 관심이 없으니까. 아이돌이란 눈 앞에 있어서 아이돌이다. 괜히 아이돌들이 쉬는 날도 없이 예능에 얼굴을 비추며 조금이라도 자기를 알리려 발버둥치는 게 아니다.
요즘 아이돌들은 쉬는 시간이 없다. 걸그룹은 더 그렇다. 그나마 남자아이돌은 충성스러운 여성팬이라도 있지만 남성팬은 보다 즉각적이고 즉물적이고 변덕스럽다. 보이지 않으면 잊는다. 보이지 않으면 어느샌가 갈아탄다. 그런데 예능에조차 얼굴을 비추지 않고, 하던 라디오마저 접은 채 일본활동 올인.
보이지 않게 되면 사람의 감정이라는 게 그만큼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벌써부터 영웅호걸에 모습이 보이지 않는 니콜에 대해 안쓰럽게 여기던 것이 차라리 민폐라고 그만두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영웅호걸도 아직까지는 꽤나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라. 벌써 세 차례나 촬영을 빠지는 게 좋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요즘 생각하는 것이다. 카라 3인에 힘을 실어주어 균형을 맞춰보면 어떨까? 일본에서 성적도 저만한데 카라 3인 입장에서도 더 이상 꿇릴 게 없겠지. 더 힘이 붙으면 아예 한 바탕 해보자며 나설 게 분명하다. 그러면 해결까지는 시간을 더 끌테고 그만큼 카라가 보이지 않는 기간도 길어지겠지? 잘 하면 소송까지 가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어느 순간 더 이상 카라 기사를 봐도 클릭하지 않는 때가 오리라. 바라건대.
아무튼 세상에는 아주 나쁜 일만은 없는 법인 모양이다. 새옹지마라고. 안 좋은 가운데서도 반드시 좋은 일은 있으니, 아이돌 관련 동영상이나 음원, 예능 등을 더 이상 찾아보지 않게 된 게 그 예. 뭔 노래가 나오는지, 어떤 춤을 추고 있는지, 음악방송을 하고 있는지... 남자아이돌이야 말할 것도 없고.
그나마 좋은 점이라 하겠다. 아마 한 달? 길어야 두 달 정도? 그리 멀지는 않았다. 분명한 건 아이돌 아니더라도 들을 음악은 많다는 것이다. 찾아볼 무대도 많고. 좋아할 아티스트도 많고. 카라가 해체되어 사라지더라도 단지 아이돌 그룹 하나 사라지는 것일 뿐. 아쉽고 섭섭하기야 하겠지만 그 뿐. 그보다 먼저 잊혀질 수도 있고.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는 것 아니지 않은가.
문득 깨달은 것이다. 내가 요즘 아이돌에 전혀 아무런 흥미도 관심도 없구나. 언제부터일까? 아이유 신곡 나온 것도 오늘에야 알았다. 정상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또한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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