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더라? 이소라가 자기 노래에 도저히 만족하지 못하겠다고 관객들에게 환불해주었을 때 찬사가 쏟아졌었다. 진정한 프로라고.
그런데 이제는 불켜지 말라 했다고,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래하지 않으려 했다고, 나아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가수가 탈락한 것에 충격받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난을 듣는다. 둘은 별개일까?
누구나 한 가지쯤은 결벽증을 갖는다. 다른 말로 결벽증이란 완고함이며 철두철미함이다. 자기 음악에 대해서. 나아가 자기 일상에 대해서. 주위에 대해서. 흔히 그것을 민감하다 말한다.
만일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그냥 따라간다. 그랬다면 노래야 어쨌든 환불따위는 안했겠지. 양날의 칼과 같다. 그것은 음악적 완고함이면서 일상의 강박과 같다. 장점만 얻고 단점은 버린다?
조금은 관대해져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원래 그런 사람이다. 그러면 그냥 그것만 보면 된다. 예민하니까 예민하게. 헐렁하니까 헐렁하게. 세상 사람이 모두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하물며 아티스트라면.
아주 날 잡았다는 생각이다. 온갖 이유들로 한 인간을 매장시키려. 바로 그를 좋아하는 그 이유들이 그를 비난하는 이유들일 수 있다.
항상 말하지. 한국사회의 획일성. 폭력성. 그러나 어느새 자신이 그 일부가 되어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 어째서 아이돌만이 판치는가? 아이돌은 그런 점에서 철저하게 다듬어져 있거든. 그래도 그게 거슬리는 사람들이 그리 많건만.
전체주의란 도덕주의의 탈을 쓴다. 엄숙함을 치장하여 행동한다. 가장 옳은 것. 가장 바른 것. 지금에 와서 이소라와 김건모 등에 대한 비난에 불편해지는 이유다.
나는 가수다에 대한 비판은 별개. 당시 행동들에 대한 비판은 별개. 인격에 대한 것인가? 왜 한국의 대중문화는 이리 척박한가? 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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