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나는 가수다와 순위프로그램...

까칠부 2011. 4. 18. 19:23

나는 가수다의 서열매기기에 비판적인 입장들에 대해 반론으로 흔히 제기되는 것이 순위프로그램이다.

 

"그러면 순위프로그램에서는 서열을 매기지 않느냐?"

 

그래서 비판하는 의견들이 존재한다. 아마 나도 몇 번 썼을 걸? 순위프로그램에서 1위하면 가장 좋은 음악이냐? 그러면 순위프로그램에 얼굴도 비추지 못하는 비주류음악은 모두 나쁜 음악이냐?

 

물론 단지 순위일 뿐이다. 당시의 선호도일 뿐이다. 그것이 굳이 가수들의 서열을 나누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정엽도 꼴찌를 했지만 훌륭했다. 그런 사람들도 존재한다. 인정한다.

 

하지만 과연 사람들 마음이 그런가? 그런 한 편에서는 노래 못한다며 김장훈을 가수취급도 않는 사람들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는 가수다"를 비판해서 더 그렇다. 김장훈이라는 가수가 이제껏 내놓은 음반이며 공연이며 그와 함께 호흡했던 팬들을 싸그리 무시하는 행위다. 왜? 가수니까.

 

이미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가수는 노래실력으로 서열화된다. 가치가 부여되고 판단된다. 그 기준을 나는 가수다가 제시해 버렸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할 수 있는 가수, 아닌 가수. 그러고 보니 신해철도 덕분에 아주 쓰레기가 되어 버렸지. 노래 못한다고.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다. 그러면 나도 찬성이다. 나도 무대 자체는 마음에 들어하니까. 그러나 그것이 뜻대로 되는가. 자연스럽게 순위가 매겨지는데 그것이 서열화로 이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누가 하는가? 그래서 그것 때문에라도 비판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지 마라.

 

아무튼 음악순위프로그램조차도 누가 1위를 몇 번 하고, 누가 1위를 몇 주 하고, 인기가 더 많다는 것이지 더 가치있고 더 의미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들 받아들이는가?

 

누가 1위 몇 번 한 것으로 다른 가수를 비웃고 깔아누르고, 누구는 1위를 못했다며 무시하고 조롱하고. 그리고 나는 가수다와 관련된 가수들에 대한 테러들도. 이승철더 덕분에 쓰레기 되고 있다. 김장훈과 심지어 신해철마저 노래 못하는 것으로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그들이 바라는 좋은 음악이란? 무대의 감동이란?

 

아이돌위주의 가요문화를 탓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나마 아이돌위주의 대중음악보다 더 문제가 예능중심의 대중음악이다. 그나마 아이돌은 기획사를 통해 다시 음악에 재투자라도 이루어지지. 아이돌 시장으로 인해서라도 음악인들이 먹고사는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예능은... 방송국에 돌아가는 수입이 과연 대중음악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까? 그것도 방송관련 전반이 아닌 단지 예능프로그램 하나에 불과하다면.

 

아무튼 그래서 우스운 것이다. 순위프로그램은 왜 있느냐? 빌보드차트에 이름도 못 올린 노래가 우리나라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기도 했었다. 빌보드 차트에 오르지 못했으니 가치가 없을까? 몇 주나 석권하던 노래들에 비해 1주나 2주... 그냥 이런 정도의 인기이고 그런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것과 내가 그 음악을 어떻게 여기는가는 상관없다. 그것은 아티스트와 개인의 대자적 관계일 뿐. 들려주고 듣는다.

 

결국 연장선일까? 음악에 서열을 부여하는 순위프로그램과 가수에 서열을 부여하려는 나는 가수다. 그것을 소비하는 대중들. 신해철도 당시 순위프로그램 자체를 반대하던 입장이었을 텐데.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