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쉽게 돈버는 연예인?

까칠부 2009. 12. 13. 20:46

희소가치라는 게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압도적으로 적을 때 발생하는 이를테면 프리미엄이다. 예를 들어 같은 돔이라도 양식산과 자연산은 그 값이 천양지차다. 왜? 자연산이 더 귀하니까.

 

지금도 수많은 지망생들이 스타를 꿈꾸며 연예인이 되기 위해 데뷔하거나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공급은 넘친다. 그러나 그 가운데 살아남는 것은 극히 소수다. 그리고 오로지 그들에게만 모든 관심이 집중된다.

 

돔보다 더 잔인하다. 돔은 그나마 양식산도 수요가 있다. 자연산만 먹는 게 아니라 양식산도 먹는다. 다이아몬드만 쓰이는 게 아니라 큐빅도 오히려 더 널리 쓰인다. 그러나 연예계는 다르다. 나머지는 철저히 버려진다. 오로지 살아남은 소수만이 인정받고 살아남는다. 그렇게 살아남은 사람들만이 연예인으로서 인정받는다. 다른 많은 사람들이 요구하는 아주 소수만이.

 

미디어에 의해 강요당한다? 미디어를 우습게 보지 마라. 미디어는 항상 연예인을 소모하려 한다. 소모하고 소모하고 또 소모해서 바닥까지 쥐어짠 다음 쓸모가 다하면 가차없이 버린다. 그리고 그 기준은 대중이다.

 

미디어에 의해 인기가 조작된다? 미디어에 의해 별 가치도 없는데 인기를 얻는다? 그러기에는 자본의 논리는 더 잔인하고 가혹하다. 그리고 대중은 그만큼이나 잔인하고 가혹하다. 그 가운데서 마치 칼날 위를 걷듯 살아가는 존재가 연예인이다. 그렇게 살아남았고, 살아남은 만큼 희소가치가 부여된다. 물론 대중이 요구하지 않는 이상 그 가치는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고 말 것이다.

 

다시 말해 연예인들이 하는 일 없이 쉽게 돈을 버는 것이라기보다는 대중의 요구가 그들에게 가치를 부여한다고 할 수 있다. 더 많은 대중이 요구하기에 더 많은 돈을 벌고, 대중의 요구가 없기에 돈을 벌기는 커녕 어느샌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럼에도 살아남은 이들에게 그만한 댓가가 돌아가는 것은 그만큼 대중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노래와 춤과 연기와 어쩌면 외모에 만족을 느끼고 즐거움을 얻은 대중의 만족이 있기 때문이다. 대체제가 없는 오로지 그들만이 줄 수 있는 그 만족감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게 만들고 그들이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이유다. 한 마디로 그만한 가치가 있기에. 그만한 가치가 되기에.

 

물론 억울하겠지. 나는 그렇게 못 버니까.

 

"그렇게 버는 돈에는 내가 욕하는 값도 포함되어 있다."

 

당연히 거짓말이다. 말했듯 연예인의 가치는 대중의 요구로부터 결정된다. 대중이 욕하는 가치라면 그는 비호감이 되어 도태된다. 그런 연예인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지금 당장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예인들이란 바로 그런 가운데 대중의 선택을 받은 이들이다. 노래를 잘해서, 연기를 잘해서, 곡을 잘써서, 춤을 잘 춰서, 말을 잘해서, 혹은 예뻐서...

 

얼굴만 믿고 연예인 한다고? 얼굴만 믿고 연예인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는가? 오히려 노력해서 노래 잘하는 것보다 누구나 좋아할만한 얼굴을 타고 나는 게 더 힘들다. 수술로 만들기도 힘들고. 역시나 그만한 가치가 있기에 그만한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건 당연한 경제논리다. 희귀하니까 희소가치가 생긴다. 희소가치가 생기니까 프리미엄으로 더 비싸진다. 물론 그 희소가치가 사라지면 그 가치는 급락한다. 도대체 뭐가 그리 불만인 것일까? 어차피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아 인기가 스러지면 아무도 모르게 사라질 신기루같은 존재들인데.

 

내가 해도 저보다 잘하겠다... 말리지 않는다. 직접 도전해 보라. 저보다 노래 더 잘하고, 저보다 더 춤 잘 추고, 저보다 더 잘생기고... 스타하면 되겠네. 편하게 돈을 벌어보라.

 

세상은 그렇게 공평하지 않다. 결코 합리적이지도 않다. 특히 인간이 만들어가는 사회란. 그래서 불평등도 발생한다. 부조리해 보이지만 나보다 더 나은 조건에 나보다 더 좋은 수입을 얻는 사람도 존재한다.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공산주의가 아닌 한에는. 범죄라도 저지르지 않는 이상에는. 자본주의 국가 아닌가?

 

자본주의라는 거다. 자기 능력대로 돈을 벌고, 자기 가치 만큼 돈을 벌고. 그것이 범죄가 아닌 이상에는 보장되는. 그럴만한 능력이 되니까 돈을 지불하는 거고, 그럴만한 가치가 되니까 돈을 지불하는 거고. 그럴 능력이 안되고 가치가 안 되니까 그러지 못하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논리로써. 그런데 도대체 뭐가?

 

도대체 나보다 쉽게 돈 번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대해도 좋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보다 쉽게 돈을 버니 어떻게 해도 좋다는 논리는 또 어디서 나오고?

 

결국 하고 싶은 말은 그거다.

 

"너희 돈 버는 거 배아프니 못벌게 해야겠다!"

 

악플이라는 게 결국 그런 거 아닌가?

 

"너 나오지 마!"

"너 하지 마!"

 

저열한 루저들의 투정이라 하겠다. 단지 솔직해질 용기조차 없기에 근거도 없는 정의로 무장하고 있는. 고작해야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나 두드리는 군상들. 그런 주제에 큰소리나 칠 줄 아는 허세덩어리들. 자기들이 무슨 홍길동이나 로빈 훗이라도 되는 줄 아는 것일까? 부자에게서 뺏어서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준다... 그러기에는 그 인간들이 생산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거겠지.

 

하긴 나도 지금 뭐하나 모르겠다. 그런 저열한 것들 때문에. 말할 가치도 없는... 참 말할 가치도 없음에도 버젓이 현실에 살아 숨쉬는 자체만으로 인간이 사는 모순과 부조리라 하겠다. 한심한. 내가 한심해진다.

 

 

연예인이 성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가는 말하지 않겠다. 괜히 그런 걸 언급하는 자체가 모욕이 될 것 같으므로. 말도 상대 봐가며 하는 거다. 어떻게 해도 늬들보다는 가치있다. 쓰레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