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왜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 부르는가...

까칠부 2009. 12. 15. 06:32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던가? 백 번 듣기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내 눈으로 직접 본 것이니 오류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눈에 대한 의존도와 믿음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가? 때로 눈은 많은 거짓말을 한다.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 바로 사진이다. 영상이고. 무대이고. 그림이고. 조각이고. 뭐가 더 있더라?

 

사람의 눈은 사실 그렇게 정교한 편이 아니다. 다만 뇌가 그것을 정교하게 보정할 뿐이다. 문제라면 그 보정이라는 게 일종의 왜곡이라는 데에 있다. 부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보정을 하자니 왜곡은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눈으로 본 것이니까 하고 믿는다. 특히나 텔레비전의 경우는 아예 영상으로 보여주기에 더욱 그렇다.

 

"저건 사실일 거야!"

 

그러면서 텔레비전 영상을 통해 전해지는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사실 그것은 인터넷도 마찬가지인데, 인터넷의 특징이 틈새정보가 많다는 것이다. 기믹이다. 남들 모르는 틈새정보가 있다... 그 순간 믿어버린다. 그것이 진실이라. 인터넷을 통해 낚시가 퍼져나가는 과정이다.

 

텔레비전이 바보상자라면 인터넷은 채낚이라 할 수 있겠다. 그냥 휙휙 걸면 낚이니.

 

아무튼 가끔 보면 인터넷에 영상이 떴다, 사진이 떴다, 그냥 믿어버리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에 대한 정보가 떴다고... 그런데 그 증언이 사실일 거라 어떻게 믿지? 예를 들어 위법에 관련된 경우는 당사자로서는 최대한 준법을 가장하여 증언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그것 또한 사실로 믿어버린다.

 

텍스트가 지배하던 시절도 그리 인터넷이 무서웠는데, 이제는 사진과 영상이라... 아니 사진과 영상으로만, 그래서 눈으로만 모든 것을 확인하려 하기에 더 무섭다. 내가 보는 것이 사실이라... 더 이상의 깊은 생각도 없이. 아니 생각할 의지 자체가 없을까?

 

오징어나 문어가 뇌가 있던가 없던가? 뇌라기보다는 커다란 신경절이다. 참 비슷한 수준. 인터넷이란...

 

나도 인터넷에 중독되어 있는 수준이지만 네티즌이란 참 할 말 없다. 뭐라고도 못하고... 우습다.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면, 백견을 하더라도 불여일의라. 백 번을 보았으면 그때 한 번 더 의심하라. 그 의심조차 의심하라. 의심이야 말로 이성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니.

 

가장 큰 바보는 항상 자기가 현명하다고 믿는다. 옳다고. 자기를 의심할 줄 모르는 놈이 바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