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임재범의 영국행...

까칠부 2011. 5. 31. 12:05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문화재와 천연기념물을 전부 외국에 잠시 맡겨 관리해달라 하면 어떨까? 한국인에게는 그런 것들을 누릴 자격이 없거든.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런 만큼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대해야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한국사람들은 거기까지 생각하며 살지 않는다. 당장 보는 나만 좋으면 그만이다. 얼마전에도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 둥지를 사진찍기 좋으라고 가지치기한 미친놈이 하나 있던데.

 

임재범은 천연기념물 같은 사람이다. 섬세하고 예민하다. 만일 그가 보통사람같이 된다면 우리는 그의 음악을 전처럼 들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는 기술로써 노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영혼으로 노래하는 사람이니까. 과연 임재범이 임재범답지 않고 임재범다운 노래를 할 수 있을까?

 

견디라 한다. 감당하라 한다. 익숙해지라 한다. 그것이 보통이라고. 그런 게 정상이라고. 임재범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마음대로 찧고 떠들고는 어째서 그런 것도 참지 못하냐 윽박지른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마모되어 길들여진 임재범을 바라지 않는다.

 

산으로 숨으면 이제 잊어줄까? 바다로 떠나면 이제 사람들이 관심을 돌려줄까? 도대체 그 섬세한 사람이 얼마나 치였으면. 하기는 지켜보는 내가 다 지칠 정도였다.

 

가끔은 조용필도 나훈아도 임재범도 한국의 아티스트들도 일본이나 중국에 임대해 주었으면. 어차피 대중이 만드는 것이니 없어도 다시 만들면 되지 않는가? 아무나 불러다 임재범 맘들고, 아무나 데려다 조용필 만들고, 아무나 떠받들어 나훈아 만들고, 위대하신 대중님이시니까.

 

아니아니지. 여기에는 언론도 한 몫 하지. 연예인 위에 군림한다고 믿는 쓰레기들. 스포츠기자는 스포츠선수들을 파먹고, 연예기자는 연예인을 파먹는다. 더구나 요즘은 인턴기자라는 게 늘었지? 책임없이 글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아주 개판삼분후다. 썩은내가 진동하는게.

 

그래도 가족이 있으니 다시 돌아올 것이라 믿으면서. 참 순수한 사람이 순수하게 살아가기 힘든 나라라는 생각이다. 강을 파헤치는 것이 강을 위한 것이라. 둥지 주위를 쳐주는 것이 새를 위하는 것이라.

 

순수한 사람이 순수한 채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좋은 것이다. 순수하지 못한 세상에 순수함을 버리고 맞춰 가는 그런 개인이 훌륭한 것이 아니다. 내가 이러니 대중이라는 걸 싫어하는 거다. 화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