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해지고 나면 유명세라는 것을 치르게 된다.
유명세라는 건 다른 게 아니다. 남들의 눈에 비친 자기를 보게 되는 것이다.
불특정다수의 에고에 의해 왜곡되어진 자기를 직시하는 것이다.
그것을 즐길 수 있어야 스타가 될 수 있다.
그러지 못하면 그 괴리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멸하기 쉽다.
그런 예가 헐리우드에도 많이 있다.
온갖 개인의 욕망과 본능과 감정이 유명인을 통해 투사된다.
어째서 연예인은 공인이고 무엇이든 엄격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그러도록 강요받았으나 그러지 못하는 억눌린 자기에 대한 투영이다.
경직된 엄숙주의와 무한경쟁이 배설구를 찾도록 만든다.
다만 자신들은 그것을 정의라고 착각한다는 점에서 제대로 마스터베이션이라 할 수 있겠지.
어쨌거나 그러한 대중의 음습한 욕망 앞에서 당당할 수 있자면 보통의 정신력으로는 힘들다.
무엇보다 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임재범은 그러기에는 너무나 섬세하고 순수한 사람이다.
그를 두고 난폭하네 어쩌네 하는 것은 그만큼 다른 이와의 관계를 계산해서 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순수하면 다른 사람에게서도 순수를 바라는데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10년이 넘어서까지 끝내 등돌리고 떠난 김도균과 아시아나에 미안함을 가지고 있을 정도면.
그래서 그는 잠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떠돌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예인이라기보다는 아티스트일 수밖에 없는 이유랄까?
연예인이란 대중과 소통하는 존재일 테고 아티스트는 개인과 소통한다.
그의 노래가 감동적인 것은 불특정다수의 대중이 아닌 대중 개인에게 직접 쏟아붓는 감정인 터.
아무튼 이번 일로 결국 임재범은 다시 산으로 돌아가겠구나.
다시 임재범을 공중파에서 보기란 힘들어질 것 같다.
개나 소나, 자라나 고동이나...
스타로서 수십년을 살아올 수 있다는 것은 그래서 대단한 것이다.
임재범은 스타가 될 수 없다. 마니아는 될 수 있어도. 그래서 그를 좋아하는 것이지만.
그는 일상이 락커다. 소울이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아름다워서 차마 더럽혀지지 못하는. 안타깝다.
'연예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래를 잘해야 가수? (0) | 2011.06.12 |
---|---|
임재범의 영국행... (0) | 2011.05.31 |
대중이라는 허상... (0) | 2011.05.22 |
카라 3인의 전략적 실패... (0) | 2011.05.09 |
카라사태 - 멍청한 싸움... (0) | 2011.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