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

남자의 자격 -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까칠부 2009. 12. 14. 07:16

아마도 인간극장 비스무리한 걸로 만들려 했던 모양인데... 인간적으로 너무 재미가 없었다. 내가 워낙 남의 사생활 같은 것에 관심이 없어서일까?

집으로 찾아간 건 그렇더라도 웬 부모? 그리고 또 뜬금없는 불후의 명곡에 오디션까지...

물론 각 파트별로 보면 나쁘지 않았다. 연예인의 가족을 찾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은 많이 있었으니까. 스타의 집을 찾아가 뒤적이고 하는 것도 그렇고. 그러나 그런 것들을 하나로 우겨넣기에는...

한 마디로 산만했다. 집에 찾아갔는가 싶더니만 다시 부모님 집, 부모님 집에 들렀는가 싶더니만 이번에는 콘서트장, 불후의 명곡을 하는가 싶다가 오디션...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게 휙휙 지나갔다.

하긴 그럴만도 했을 것이다. 빵빵 터지자는 예능인데, 그런 일상으로 터뜨리기에는 뭔가 미흡했으니까. 혼자 사는 기러기아빠인 김태원 집에서 뭔가 터뜨리기도 그랬을 테고, 다 늙으신 김태원 부모님을 두고 또 터뜨리기도 그랬을 테고, 그나마 부활과의 조인트인데 그것도 시간상 무리고...

차라리 부활편을 따로 떼어 놓았으면 재미있었을 수도 있을 것을, 그것마저 몰아넣다 보니 어느샌가 산만하고 어수선한 그런 분위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모든게 그만그만하고 어정쩡한 그런...

그나마 재미있었던 건 오디션 장면. 진짜 이것만 따로 떼어놓았으면 꽤 재미있었을 것 같다. 기타에, 베이스에, 드럼에, 보컬까지 노리던 오버맨 김성민과 느닷없는 사장모드의 이경규, 의외의 김국진과 윤형빈의 기타와 키보드에서의 재능, 그리고 부활 멤버들과의 간단한 토크까지... 이것만 잘 살렸어도 일밤의 "오빠밴드"는 제대로 갈술 수 있었을 텐데...

그러나 그럼에도 이런 뻔히 망할 것이 보이는 내용을 방송한 이유는, 역시 멤버들의 캐릭터 정립 때문이 아니었을까... 방송분량에서도 나오듯 예능인 김태원은 알아도 뮤지션 김태원은 모르더라는 말이지. 예능인 김태원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뮤지션으로서의 김태원을 재조명함으로써 앞으로의 캐릭터 정립에 탄력을 주고자... 물론 그러기에는 불후의 명곡 부분이 너무 빈곤하기는 했지만 말이다.(개인적으로 이해하는게 사랑할수록이나 네버엔딩스토리나 남자의 자격 출연진들이 소화하기에는 너무 난이도가 높다. 방송분량 만들기 자체가 불가능했을 듯.)

아무튼 그렇지 않아도 시청율이 간당간당한데 더욱 위태로움을 더해준 회차였다. 과연 이대로 롱런할 수 있을지...  그래서인지 이경규의 분투가 더욱 안쓰럽다. 도대체가 이경규만큼 오버해주는 사람이 하나 없더라는 거냐? 재미있게 보던 방송이라 그만큼 더 불안하고 위태한 한 회였다.

한 마디로 재미없었다는 거다. 전반 집찾아가기나 부모 찾아가기는 원래 재미있기가 어려운 포맷이었고, 그 뒤의 불후의 명곡이나 오디션은 시간이 짧았고. 제대로. 이래저래.


그나저나 그동안 병풍이던 윤형빈과 이윤석이 이번주 서로 캐릭터를 잡은 모양이다. 병풍 이미지 그대로 서로 밀어주기 캐릭터로... 굉장히 싼티를 넘어 궁상맞은 캐릭터인데 의외로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웃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