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밴드 - 진수성찬...

묘한 팀이다. 그다지 연주력은 뛰어나지 않다. 보컬도 그다지 썩 훌륭한 편이 아니다. 그런데도 어쩐지 자주 듣게 된다. 어째서일까?

 

나도 어떤 얼간이들에 길들여진 모양이다. 노래를 잘해서 좋아한다. 연주가 좋아서 좋은 팀이다. 아니지. 들어서 좋은 것이고 보아서 좋은 것이다. 연주력 형편없는 밴드는 그동안도 많이 있어왔다. 그보다는 얼마나 그들이 하는 음악이 매력이 있는가. 자신의 개성을 잘 살려 표현해내는가.

 

그 송홍섭으로부터도 높은 점수를 받은 팀이었는데. 편곡의 힘이었다. 어설픈 것 같은데도 왠지 듣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는 편곡이었다. 조금만 가다듬으면 스타성도 보이는 것 같은데. 특히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보컬의 목소리가 내 취향이라. 그런 살짝 뒤집어지는 허스키함을 좋아한다.

 

어쩌면 신해철이 데려갈지도 모르겠다. TOP밴드가 아니더라도. 미소녀밴드는 신해철의 로망이다. 나 역시 카라의 밴드버전을 보고 싶은 야망에 오래전부터 불타 있다.

 

아마 더 위로는 올라가지 못하겠지만 조금만 더 실력을 가다듬고 하면 어떤 형태로든 대중의 눈에 뜨이지 않을까. 떨어져서 아쉬운 밴드. 떨어질만 해서 더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