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청춘불패 - 가끔은 이런 특집도 괜찮다...

까칠부 2009. 12. 26. 00:46

남자게스트 부른 것을 두고 뭐라 할 사람 있을 것 같지만 나는 괜찮게 보았다. 아마 이번 특집은 멤버들에 대한 제작진 나름의 배려가 아니었을까. 그동안 열심히 망가졌으니 잠시 아이돌로 돌아가 보라는.

 

확실히 오늘의 청춘불패는 이제까지의 청춘불패와는 달랐다. 이제까지의 청춘불패가 여자아이돌들이 농촌의 삶을 체험하며 적응해가는 리얼버라이어티였다면 오늘의 청춘불패는 여자아이돌이 출연하는 그냥 버라이어티쇼였다. 게임도 하고, 놀이도 하고, 그러면서 망가지기도 하고. 바로 이런 게 아이돌이라는 것일 게다. 더이상 유치리의 G7이 아닌 아이돌그룹의 그것도 비주얼들.

 

그런 점에서 오늘의 청춘불패에 이제까지의, 혹은 앞으로의 청춘불패를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라 생각한다. 그냥 그대로만 즐기면 되었다. 브아걸의 나르샤, 소녀시대의 써니, 유리, 포미닛의 현아, 카라의 구하라, 시크릿의 선화, 티아라의 효민, 그리고 김신영, 노주현, 남희석, 온유, 박휘순, 허경환, 손호영, 임슬옹이 함께 하는 그런 일회성 버라이어티 쇼로서. 청춘불패는 단지 프로그램을 위한 하나의 설정에 불과할 테고.

 

재미있었다. 그래서. 청춘불패라 생각지 않고 아이돌 버라이어티쇼라 생각했으니까. 그대로. 나르샤는 섹시하면서도 엉뚱했고, 써니와 유리는 역시 예쁘고 재치가 넘쳤다. 효민과 선화도 그동안의 모습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고, 현아는 여전히 징징거리지만 포미닛의 현아였다. 구하라야... 그러나 또 거기서 한참 춤추다 넘어질 건 무언가? 온유상태와 유치개그와의 만남이란. 그것 뿐. 딱 그에 맞는 구성이었고, 딱 그에 맞는 재미였고, 기대한 만큼의 즐거움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

 

그러나 다시 당부하자면 이런 건 그냥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게 좋다. 청춘불패는 아이돌능욕버라이어티도 아니고, 모여서 개인기나 하며 노닥거리자는 프로그램도 아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만들었을 터다. 열심히 일하는 가운데, 땀흘리며 일하는 가운데 작은 웃음이 있기를. 억지웃음이 아니라 진심으로 유쾌하게 웃을 수 있도록. 다음회차에서는 떡을 찧고 강정을 만들고 설음식을 직접 만드는 모양인데 그런 게 바로 청춘불패의 가치다. 엉뚱한 생각 말고 그대로만 밀고 가기를.

 

그나저나 김신영... 확실히 그렇게 재미있고 웃기던 김신영도 자주 보니까 질린다. 이제는 뻔히 개그패턴을 알겠다. 이제 또 뭐를 하겠구나. 이런 게 이미지 소모라는 거겠지? 개인기위주의 예능의 한계일 것이다. 유치개그는 온유와 하던 것처럼 적당히 기회 봐서 적절히 쓰고 이제는 그만하기를. 개인기보다는 캐릭터를. 개인기보다는 관계를. 남희석도 없는 상황에 별 가능성은 보이지 않지만.

 

아무튼 이것저것 생각할 것 없이 크리스마스의 밤을 보내기에 적당한 시간이었다. 시작부분의 아이돌들이 산타가 되어 선물을 나눠주던 것도 의미가 있었고, 남자게스트들과 어우러져 또 자기들만의 파티를 즐긴 것도 재미가 있었고, 그밖에 소소한 이벤트도.

 

오늘의 베스트는 역시나 성인돌답게 사모님 캐릭터를 잘 연기해 보여준 나르샤, 간만에 보여준 몸매도 훌륭했고 그 걸죽한 입담 역시... 최고였다. 맏언니는 역시 살아있었다. 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