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선생님들더러 학생들 못때리게 하니까 그게 학원폭력의 이유라고들 말한다. 아이에게는 매가 필요하다고. 사랑의 매를 들어야 한다고. 매를 아끼는 것은 사랑이 없는 것이다.
나의 경우 군대에서도 사람을 때려본 적이 없다. 욕도 거의 해 본 적 없다. 그것은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마찬가지다. 단 싫으면 아예 관계를 끊어버린다. 더 이상 상관하지 않는다. 나는 좋은 사람이었을까?
지금은 모르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충고해주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다. 때리고 욕을 해가면서까지 바로잡으려 애쓰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다. 폭력은 폭력이 아니라 정이었다. 나같은 사람은 정이 없다.
군사독재의 잔재였을 것이다. 일제강점기의 영향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선배가 폭력을 휘두르는데 그것을 고맙다며 인사하던 일본만화의 장면이란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래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그리고 사회 전반이 그 영향을 받아 폭력에 무뎌져 있었다. 지금 인터넷을 보면 안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자행하는 수많은 폭력들. 악플이란 악의가 있어서만 악플이 아니라 정의로워서 악플이기도 하다. 악플 정도가 아니라 아예 악기가 풀풀 풍기는 기사나 블로그나 게시물들이 넘쳐난다. 그 영향이라 보면 된다.
지금과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금이야 개인이 독립적인 단위다. 아니 지금도 개인은 관계라는 인연으로 서로 깊이 엮여 있다. 당시는 더 그랬다. 폭력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임재범은 그런 시절을 살았던 사람이었다. 김현식과 관련한 폭력의 일화도 있지 않던가.
폭력만으로 이야기하자면 임재범의 선배 가운데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그다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연예계라는 것이 군부대 위문공연으로 시작했다. 건달들과도 많이 엮여 있었다. 임화수에게 불려가 김희갑이 두들겨맞은 일은 지금도 유명하다. 지금 와서 임재범을 비난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20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그것이 상식이었다. 여전히 선배는 후배를 때려야 했고 후배는 선배에게 맞아야 했다. 그 대신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돈을 썼다. 건달의 관계다. 아마 요즘 <빛과 그림자>를 보면 그런 모습들이 잘 보이고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사대부가 첩을 들였다 해서 지금 시각으로 비난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시대가 다르면 가치관도 다르다. 80년대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빨갱이 하면 이를 가는 것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시절이었다. 폭력이 정이 되고 오히려 폭력이 배려가 되던 시절이. 그래서 최민식도 학창시절 맞았던 이야기를 공중파에서 하고 있지 않던가. 지금이야 당연히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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