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무릎팍도사 - 타이거JK편을 보면서...

까칠부 2010. 1. 8. 13:50

다른 건 모르겠고 한 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인들은 왜 우리가 사는 곳에 와서 우리의 돈을 뺏어가는가?"

 

블랙코리아의 가사라지? 그런데 그 비슷한 말을 바로 얼마전에 들은 적 있었다.

 

"왜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돈을 벌어가는가?"

 

박재범에 대한 다수 한국인들의 목소리였다. 아니 박재범만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활동중이던 재외교포출신 연예인 전체에 대한 비난이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저들은 우리를 범죄자취급한다."

 

이 역시 박재범 사건과 맞닿는다.

 

"저놈들이 우리를 욕한다."

 

하긴 그 전에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가해지던 비난도 맥락은 같았다.

 

"저놈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의 일자리를 뺐고 돈을 뺐어간다."

"저놈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 여자들을 강간하고 범죄를 저지른다."

 

히틀러가 유대인을 비난하면서 한 말이 그것이었다.

 

"저놈들이 우리 돈을 빼앗아간다."

"저놈들은 더럽고 게으르고 탐욕스런 나쁜 놈들이다."

 

그러고 보면 재외교포출신 연예인에 대해 하는 말도 그렇다.

 

"저놈들은 세금도 안내고 군대에도 안간다. 그런 주제에 돈만 벌어간다."

 

과연 다른 점은?

 

내가 왜 아직까지도 박재범 사건을 못 잊고 있는가? 그리고 계속 반복해 그 이야기를 꺼내는가?

 

솔직히 박재범과 2PM팬들에게는 미안하다. 조금은 묻어두고 싶은 마음도 있을 텐데. 그러나 그 과정이 너무 추악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가장 추악한 단면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상처가 된 것이다. 아무리 막장이라지만 우리사회가 이렇게까지 막장이었는가? 한국이라는 나라가 이렇게까지 쓰레기였는가?

 

하긴 나의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인이라는 민족에 대한 애정은 4.3에 대한 진실을 아는 순간 끝나버렸다. 그리고 그에 대해 한국인과 한국정부가 어찌 대했는가를 아는 순간 더 이상 애정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니 당연한 것일까?

 

미친 거다. 한국사회는 지금 미쳐있는 거다. 박재범을 내쫓은 순간 한국사회는 그것을 스스로 인정해 버린 거다. 한국은 이미 사상적인 금치산자임을.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할 능력을 상실한 사고장애임을.

 

그나마 타이거JK의 반박을 허용했던 흑인사회와, 여전히 한국에 거주중인 외국인과 재외교포 연예인에 대해 반박의 기회조차 없이 적대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한국사회와,

 

미국이 왜 강대국이고 한국은 왜 이 꼬라지인가를 보여준 예라 하겠다. 그래도 최소한 그들은 차별에 대해 위선일지언정 스스로 바로잡으려 하지 않던가? 그러나 우리는?

 

"한국이 미국과 같냐?"

"우리는 약소국이잖아?"

"불행한 과거사를 생각하라!"

"우리만 그러냐?"

 

아, 그리고 생각났다.

 

"미국에서 박재범처럼 했으면 아마 길거리에서 총맞았을 거다!"

 

참으로... 그렇게도 그게 부러웟더라는 거지.

 

진짜 한국놈들은 답이 없다.

 

또 그럴까?

 

"일부를 가지고 전체를 일반화하지 말라."

 

그러나 그 일부가 당시는 다수였다는 것이다. 지금도 단지 박진영과 박재범의 빠른 판단으로 여론이 우호적으로 돌아섰을 뿐 근본은 바뀌지 않았다는 거고. 뻑하면 나오는,

 

"외국인 주제에..."

 

원래 진짜 그런 내용은 아니었는데 그것만 눈에 밟혔다. 참 내가 사는 나라라는 게... 내가 한국인이라는 게...

 

화가 난다. 진심으로. 화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