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랑사또전>의 시놉시스를 보면서 필자가 기대했던 것은 전통의 설화를 소재로 한 호러코미디였다. 호러보다는 코미디에 방점을 찍는다. 기억을 잃은 채 떠도는 처녀귀신과 바로 그 귀신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우연히 사또가 된 젊은 도령의 이야기가 어쩌면 상당히 유쾌하게 전개되리라. 실제 시작도 상당히 코믹하게 분위기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아랑(신민아 분)이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 문제였던 모양이다. 애초의 유쾌발랄했던 분위기와는 달리 조금씩 드러나는 화련(강문영 분)의 정체로 인해 점차 드라마 무겁고 칙칙하게 가라앉으려 하고 있다. 아랑은 슬프고, 은오(이준기 분)는 비장하며, 돌쇠(권오중 분)는 겉돌고, 방울(황보라 분)는 힘이 부족하다. 옥황상제(유승호 분)와 염라대왕(박준규 분)의 만담마저 최근 갈수록 진지해지는 분위기에 힘을 잃고 있다.
화련이 가진 검이 저승사자마저 죽인다. 화련이 부리는 귀신들이 귀신을 거두어 화련에게 바친다. 그것을 대하는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표정 모두 심각하다. 바로 그 화련이 아랑을 노리려 한다. 화련의 사주를 받은 주왈(연우진 분)이 아랑에게 접근하려 한다. 그런때 은오와 아랑 사이에 얽히고 섥힌 오해와 갈등은 어쩌면 우습기도 할 것이다. 거대한 비밀이 밝혀지려 하는데 어쩌면 저들은 이리도 한가하기만 한가.
물론 덕분에 드라마는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과연 화련의 정체는 무엇인가? 아랑이 감추고 있는 사연이란 무엇인가? 화련과 은오의 관계, 아니 화련과 서씨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쫓고 있는 그것은 과연 무엇인가? 하지만 너무 급하다. 제목은 코미디인데 내용은 완전 호러스릴러다. 무심코 채널을 돌렸다가 호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심장이 내려앉을 것 같은 분위기다. 애초에 시놉시스를 잘못 설정한 것은 아닐까?
기대와 다르니 어색하다. 어색함이 갈수록 더 커져만 가고 있다. 아직 그 다른 점이 충분한 설득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르지 않다.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과 이야기다. 최초의 시놉시스가 더 흥미로웠다. 여름도 지났으니 호러철도 지나갔다.
아쉽다. 둘 다 추구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상 어느쪽도 아니다. 코믹도 아니고 호러도 아니다. 둘 다를 추구하기에는 둘 다 조금씩 모자른다. 호러와 스릴러가 강한 것이 아니라 코믹이 약한 것이라는 뜻이다. 그래도 흥미롭기에 더 아쉽기만 하다. 더 재미있을 수 있었다.
그래도 보게 된다. 확실히 설정은 흥미롭다. 재미있을 것 같은 소재다. 아랑의 캐릭터는 빛을 잃어간다. 주요 남자캐릭터 둘이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은오는 물론 주왈 역시 아직은 모호한 채 머물러 있을 뿐이다. 유일하게 역할이 부여된 것은 화련 하나. 그녀가 등장할 때만 드라마에 활력이 돈다. 고민이 필요하다. 아직은 여유가 있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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