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자가 되거나,
아니면 순교자가 되려 하거나,
그도 아니면 정치를 하거나,
어리석은 대중을 가르치고 일깨우겠다,
거짓으로 가득한 세상에 이 한 몸 희생해서 진실의 불을 밝히겠다,
혹은 그것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추구하겠다,
아니라면 그것은 미친 놈이거나 얼간이가 되기 쉽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 더 멀리 더 넓게 더 깊이 알아가는 사실에 대한 엄밀함과,
누구보다 밝은 진실을 알리고 설득하기 위한 보다 치열한 도덕적 의지라든가,
그도 아니면 목적과 이유에 충실하면서도 그것을 감출 줄 아는 영리함이라든가,
정치란 스탠스다.
글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위치에서 무엇을 바라보고 쓰는가가 그 글과 글쓴이의 성격을 규정한다.
그리고 그것은 때로 적을 불러온다.
나와 위치가 다르고, 나와 바라보는 곳이 다르다면 그는 적이 될 수 있다.
그것을 감당해야 한다.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감당하게 하는 것이 바로 선지자이고, 순교자이며, 정치가인 것이다.
하기는 정치가가 곧 선지자이고 순교자다. 다만 그렇게 여기려 할 뿐이다.
이도저도 아닐 경우 그건 미친 짓이며 얼간이짓이다. 도대체 그런 것이 무슨 의미인가.
그래서 그런 의지가 없으면 나처럼 더 이상 정치관련 글은 쓰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피곤하고 싶지 않다. 번거로워지는 건 질색이다. 그렇다고 거짓은 쓰고 싶지 않다.
얼간이 짓이었다. 혼자서 궁시렁궁시렁.
그나마 내가 모씨를 논객으로 인정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강하다.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유도 목적도 없는 글쓰기란 넋두리이고 미친년 횡설수설일 뿐이다.
그의 글에서는 그런 이유와 목적이 분명하게 읽힌다.
물론 싫다. 동의할 수 없다. 그는 미친 것일까? 얼간이일까?
그를 보면 그래서 재미있다. 때로 웃기기도 한다.
논객인 연 하는 사람은 많은데 논객이 그다지 많지는 않다.
선지자의 엄밀함과 순교자의 치열함, 혹은 정치가의 교활함,
하기는 얼간이가 되거나 미친 놈이 되어 저 하고 싶은 말 마음껏 지껄이는 것도 재미이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여기기는 힘들 것이다.
선지자의 엄밀함도, 순교자의 치열함도, 정치가의 교활함도 없는 그저 섣부른 정의감으로서는.
과연 다시 블로그를 열 수 있을까? 야후 블로그가 그리 되어서...
조만간 성격을 달리해 다시 열게 될 것 같기는 하다. 모두가 잊었을 때.
아무튼 재미있다. 웃을 수 있다. 사람은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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