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오디오테크니카 ATH-SJ5...

까칠부 2013. 3. 6. 15:45

나는 물건을 무척 험하게 쓴다. 내 손에 들어와서 - 특히 헤드폰이나 이어폰 가운데 반 년을 넘김 경우가 별로 없다. 던지고, 떨구고, 밟고, 누르고, 수많은 헤드폰이 그렇게 나의 혹독한 일상을 견디지 못하고 수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바로 직전에 썼던 크래신의 HP500 역시 반년을 채 버티지 못했다. 그런데 오디오테크니카의 크게 기대도 않았던 STH-SJ5를 벌써 1년 넘게 쓰고 있다.


기록이다. 지금까지 내가 구입했던 헤드폰 가운데 1년을 넘긴 것이 10만원이 훌쩍 넘는 슈어의 SRH440 말고는 없는 까닭이다. 그조차도 집에 있을 일이 거의 없으니 - 더구나 슈어는 덩치라도 크다. ATH-SJ5는 더구나 조금만 건드리면 바로 부서져 버릴 것 같이 작고 가녀리다. 하지만 튼튼하다. 그렇게 하루에도 몇 번 씩 던지고 떨구고 해도 여전히 소리가 쌩쌩하게 들릴 만큼.


처음 MP3에 연결해서 음악을 듣는데 너무 놀라 경기할 뻔 했었다. HP500 역시 좋은 소리를 들려주지만 그런 쨍한 선명함은 없었다. 귀를 후비며 치밀어 오르는 듯한 그런 날카로움이라니. 물론 오래 쓴 만큼 이제는 소리도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리고 내가 익숙해진 것도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잠시 볼륨을 상당히 낮추고 들어야만 했었다. 밴드음악을 많이 듣는 내게는 이 이상은 없던 셈. 가격까지 그때는 착했다.


아마 당시 32000원 주었던가? 지금은 많이 오른 듯하다. 하기는 그만한 돈값을 한다. 무엇보다 오래 쓴다. 음질도 이만하면 저가형에서는 훌륭하다. 특히 밴드음악 특유의 쨍한 느낌을 듣고자 한다면 꽤 괜찮은 선택일 듯. 문득 이 놈을 무려 1년 넘게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고는 한다. 아마 최근 내가 한 선택 가운데 그나마 쓸만한 몇 가지에 속할 듯. 좋다. 고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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