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MC 곰태우...

까칠부 2010. 1. 19. 02:12

청춘불패에는 원래 법칙 아닌 법칙이 하나 있다.

 

"곰태우 따라가면 분량이 나온다."

 

웃기기야 김신영이 더 웃긴다. 인기도 김신영이 더 있다. 하지만 정작 멤버들이 살아나는 건 곰태우 쪽이라는 거다. 나로 하여금 착각하게 만든 초반의 하라구 역시 곰태우와 함께 만들어진 것이었으니.

 

그리고 그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 지난 눈치우기 특집. 곰태우가 왜 곰태우인가를 보여준 회차였다.

 

물론 서툴렀다. 어색했고. 그러나 낯선 군인들 사이에서 써니를 끌어안고 효민과 나르샤와만 어울린 김신여에 비해 어떻게 해서든 군인들을 프로그램 안으로 끌어들이려던 곰태우의 노력은 대단했다. 가만 그게 좀 많이 서툴다 보니 어설픈 위문공연이 되어 버린 게 한계라면 한계랄까.

 

나르샤를 제외하고는 느닷없는 군인들과의 관계에 모두가 당황스러워하고 있던 상황이라는 거다. 이제까지 G7이라는 단단한 틀 안에서 이루어지던 것이 갑작스런 외부인의 개입으로 온통 혼란스러워진 상황이었다. 아마 PD와 작가도 그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듯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 없이 어수선하기만 했다. 그런 때 그래도 중심을 잡으려 나선 것이 곰태우. 의외의 발견이었다.

 

그러고 보면 확실히 그랬다. 그동안도 곰태우는 혼자서 뭔가를 하려는 법이 없었다. 개인기에 자신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꼭 주위의 누군가를 건드렸다. 때로는 짓궂게, 때로는 얄밉게, 때로는 위압적으로, 그리고 리액션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또 그에 반응하고.

 

웃기기로야 개그맨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김신영에 못 미치지만 정작 멤버들이 살아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자기 캐릭터를 찾고, 그것을 확인하고, 곰태우를 중심으로 관계를 만들어갔으니까. 마치 시트콤처럼 곰태우가 중심에 있으면 오고가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 빵빵 터지지는 않아도 흐뭇한. 물론 덕분에 G7과 얽힐 일이 많아진 곰태우는 밉상으로 박혀 버렸지만.

 

내가 최근 곰태우를 주목하게 된 이유다. 바로 이런 게 MC라는 거거든. 혼자 웃길 거면 개그맨이면 된다. 특히 리얼버라이어티는 비록 대본과 연출이 바탕이 되어도 그 위에 출연자들의 날모습을 덧씌우는 프로그램이다. 미리 짜여진 대사나 연기가 아닌 출연자 개인의 본연의 개성과 매력을 어떻게 끌어내는가가 중요하다. 그를 위해 필요한 것이 소통이고, 그래서 중요한 것이 출연자와 MC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다.

 

한 마디로 혼자 웃기려 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함께 웃기려. 웃기지 않아도 어느새 웃길 수 있도록. 그러자면 끊임없이 다른 출연자와 소통해야 하지 않을까? 던지고 받고, 주고 받아주고, 

 

의외로 그게 되더라는 거다. 다만 아직까지 경험부족인지 지난주처럼 미숙한 부분도 보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최소한 청춘불패 안에서 곰태우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남희석마저 하차한 상황에 거의 MC역할이랄까? 아직 무게감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분명 곰태우의 주변은 곰태우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서 포스트 유강의 후보에 하나 추가한다. 아직 서른살. 젊다. 가수로서도 인지도가 그만하고, 청춘불패를 통해 밉상 이미지가 박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대중적인 이미지는 매우 좋다. 인상도 지나치게 튀지 않아면서도 개성적이고, 무엇보다 곰태우라는 별명 그대로 곰만한 덩치는 어지간히 몸으로 때울 일이 많은 야외버라이어티에 최적화된 듯 보인다. 입담도 그만하면 쓸만하고, 무엇보다 청춘불패에서 보듯 주위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좋다. 주고 받고, 던지고 받아주고 하는 것에 능하다. 미숙하기야 미숙하지만 그런 거야 차차 경험을 쌓아가면 나아질 것이고. 유강의 뒤를 이을 후보로써 이만한 조건을 갖춘 이가 또 몇이나 있을까?

 

다만 문제라면 과연 가수로서 이미 입지를 굳힌 김태우가 굳이 예능 MC까지 노리려 할 것이냐다. 예능MC라는 게 분명 탐나는 자리이기는 하겠지만 지금 김태우의 가수로서의 역량과 위치를 생각하면...

 

아무튼 청춘불패에서의 곰태우의 위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제대로 된 MC의 존재에 대해서도. 누군가 있어 곰태우를 바로 이끌어줄 수 있으면. 아마 청춘불패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도 해결될 수 있으리라. 그 후보가 마땅히 없어서 문제지.

 

앞으로 기대하고 볼만 하겠다. 이번에는 과연 나의 보는 눈이 정확했는가. 청춘불패를 볼 재미가 하나 더 늘었다. MC로서의 곰태우의 가능성이라는 것에.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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