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블로그에 글 하나 쓰는 것도 무척 힘들다. 덕분에 거의 두 달 째 다른 블로그에서 글을 못 올리고 있는데, 꼭 결정적인 데서 글이 막혀서. 한 번 막히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그런 때 다른 사람 글을 참조하면 얼마나 좋으까? 그러나 블로그질한다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뭐 그런 쓸데없는 짓씩이나. 그냥 안 쓰면 되지.
여기서 차이가 난다. 다른 표절은 일단 돈이 된다. 음악이든 소설이든 드라마든 그림이든 일단 표절을 하면 돈이 된다. 한국사람들은 표절논란 나오면 그리 반응하니까.
"재미있으면 되지?"
실제로 표절의혹 나온 것들 가운데 당사자가 한 방에 훅 간 경우는 아마 김민종 정도일 것이고, 나머지는 돈 잘 벌고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 의혹 당사자도 그동안 꽤 있었지? 유명 기획사 대표도 자기 작곡인 노래를 원작자 은근슬쩍 바꿔놓은 게 꽤 되고.
즉 돈이 되는 거다. 편하겠다 돈 되겠다 뒷탈 없겠다. 너도나도 표절하는 거다.
혹은 그런다.
"그게 뭔 문제냐? 좋으면 그만이지!"
그러나 표절이 너무 쉽다는 게 문제다. 쉽기에 누구나 유혹을 받는다. 그리고 아무런 제제가 없을 때 그 유혹에 넘어간다. 쉽게 만들고 쉽게 돈을 벌 수 있으니. 그러면 누가 피해를 입느냐? 대중이 피해를 입는다.
그런 예가 실제 있었다. 특히 예전 대본소 무협의 경우. 처음에는 중국 무협을 베꼈다. 그리고 나중에는 서로가 서로를 베꼈었다. 영웅문 한 방에 그래서 대본소무협 전체가 훅 가버렸다. 대본소무협작가 가운데 서점용 무협으로 살아남은 사람이 몇 안 되지? 그나마 이미지도 좋지 않고.
참신하고 재미있는 무협소설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그건 배신이었던 거다. 어제 본 무협과 오늘 본 무협이 제목만 다르고 내용이 같으면? 그 돈과 기회비용은? 그들 시장은?
왜 표절논란이 나오겠는가? 왜 작은 의혹에도 사람들은 단정짓고 단죄하려 들고. 불신이 쌓인 탓이다. 그동안 쌓인 불신이 이렇게까지 대중음악계를 못믿게 되어 버린 것이다. 그 피해는 또 누구에게 돌아갈까?
예전 조용필옹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아니 다른 사람이 전한 거였던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오히려 의심해요. 최근 들었던 음악들을 다시 들어보고 주위에 물어보죠."
얼마전 화제가 되었던 김태원옹의 방식도 남다르다.
"아예 음악을 듣지 않아요. 내 음악도 듣지 않죠."
그리고 덧붙인 말이 있었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음악의 스타일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넘어서려면 표절밖에 없습니다."
능력에 넘어선 것을 바라려 할 때, 그리고 자신을 너무 과신하거나 의심하지 않을 때 표절은 하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이루어진다는 건데,
그러나 그러기에는 현실의 이익과 그로 인한 제제가 너무 약하다는 거다. 진짜 오죽하면 귀천도애 한 방으로 가버린 김민종을 동정할까? 다들 저리 잘 나가기에... 그런 욕심들이. 그런 현실들이.
그나저나 인디밴드 음악을 표절하느니 더 나은 외국곡을 표절했다라... 자기내 밴드를 홍보하면서 인디밴드경력을 내세우는 인간들이 할 소리인가? 어이가 없어서.
그러고 보니 그런 것도 생각나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외국에서도 표절에 대한 유혹은 있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제 3세계의 음악이나 잊혀진 음악들을 곧잘 표절하기도 했었다. 레드 재플린의 초기 히트곡들 가운데 묻혔던 블루스곡 표절이 몇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것도 외국스타일인가 보지?
참고로 신승훈옹이 표절에 대해 한 말도 덧붙이겠다.
"가수라면 최소한 자기가 받은 노래가 표절인가 정도는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음악을 들어봐야 한다."
인디밴드 경력을 자랑하면서도 정작 국내 10년차 인디밴드에 대해 무지했던 그들 밴드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차라리 밴드를 띄우기 위한 홍보용 멘트라 하던가.
그러나 과연 그럼에도 이번 일로 타격을 받을 것이냐... 글쎄. 다행히 신인이라서. 팬덤이 형성되고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고 난 다음이면... 참 만만한 게 신인이다. 만만한게 인디밴드이듯. 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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