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혼전임신이 청소년 정서상 안 좋아?

까칠부 2010. 1. 29. 18:59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혼전섹스야 이제 거의 대세다. 성경험 한 번 없이 결혼하는 부부가 몇이나 될까. 그만큼 자연스러워지고 솔직해졌다는 것이다. 자기 욕망에. 자기 감정에.

 

물론 매번 할 때마다 피임에 신경쓰고 하면 좋지. 낙태같은 거 사실 할 게 못된다. 낙태로 인한 충격으로 헤어진 커플도 보았다. 무려 4년이나 동거하면서 단지 결혼식만 남겨두고 있었는데. 그러나 그렇다고 항상 피임에 신경쓸 수 있는가면... 사람 일이라는 게 그렇게 계산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거다. 서로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면 더욱.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낙태도 솔직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고, 가능하다면 서로 결혼해서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혼자 낳아 기르는 것도 한 선택일 것이고. 어느 쪽이든 스스로 잘 생각해서 선택할 문제겠지.

 

내가 짜증나는건 어떻게 한 생명이 자라나고 있다는데 그것을 축하는 못해줄망정 저주부터 퍼붓느냐는 거다. 설사 낙태를 하려 해도 소중한 아기니 하지 말라고 말리는 게 당연한 인간의 도리일텐데,

 

"그런 건 청소년 교육상 안 좋다."

 

아, 이런 뭣스런... 그럼 어쩌라고?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 도저히 어쩔 수 없어서 낙태를 하려 한다. 그러면 말려야 할 게 아닌가.

 

"차라리 우리가 키워줄 게."

 

그런데 거기다 대고 무슨 도덕적 가치를 갖다 들이대고 있나?

 

"해서는 안되는 임신이었어."

 

기왕에 태어날 아이 그냥 순수하게 축하해주면 안되나? 설사 여의치 않아 혼자 낳아 기르더라도 잘 자라라고. 잘 키우라고.

 

더구나 어이없는 게 청소년 정서 운운이다. 그래서 걔들 보라 사랑하나? 걔들 보라 임신하고?

 

연예인도 개인이다. 그냥 한 개인이다. 그들의 사생활은 그들 개인의 것이다. 뭔 사랑하고 임신하는 것까지 대중에 책임을 져야 하는가? 도대체 연예인이 뭐라고 그런 도덕적인 책임까지 져야 하는가? 그걸로 욕먹을 건 뭐고.

 

정히 혼전임신이 문제라면 학교나 집안에서 그 문제에 대해 가르칠 일이다. 캠페인이라도 벌이거나. 그런 건 부모나 선생, 혹은 사회가 책임져야 할 문제이지 한 개인이 책임질 문제는 아니다. 개인은 그저 솔직하게 사랑하고 그 결과에 스스로 책임지면 그 뿐이다. 어떤 것이 되었든.

 

하여튼 진짜 별 게 다 관심이라. 남 사랑하고 임신하는 것에 뭔 관심들이 그리 많은가. 관심이 많은 건 좋은데 뭔놈의 도덕적인 단죄는.

 

이제야 읽었다. 그런 기사가 있었다는 걸. 그리고 리플들과.

 

솔직히 말하자면 혼전임신 그게 뭔가 싶다. 내가 한 가지 혼전임신에 대해 꺼려하는 점이 있다면 자칫 혼자 아이를 키울 경우 정말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특히 여자 혼자 아이 키우는 것 쉽지 않다. 누구도 대신 책임져주지 않으니까. 여기에 대해서도 역시 이 사회가 순수하게 아이가 태어난 것을 축하해주고 함께 키워줬으면 싶지만.

 

너무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게 아닌가 싶다. 더구나 너무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 도덕적 가치를 강요하고. 어차피 자기들도 지키지 않는 것을. 무엇보다 생명이 태어나게 되었다는데 축하조차 해주지 못하는 그같은 소견머리들에는.

 

물론 대부분은 별 생각이 없을 것이다. 좋아서 사귀고 그러다 아이도 갖고 그런데 결혼도 하고... 뭐 좋은 게 좋은 거니까. 때로는 단순한 게 정답이기는 하나. 더 대단하게 뭔가를 해주지 않아도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것도. 그냥 지켜보아주기만 하는 것도 좋은 것 아니겠는가.

 

너무 겉넘는 것은 아닌가. 자기 인생 자기가 사는 거다. 누가 뭐랄 것도 없고 누가 달리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태어나게 된 아이를 축복해주면 되는 것을. 청소년 교육상 문제라? 그런 게 더 문제일 거다. 태어날 아이에 대고 악담하는. 정말... 같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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