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내가 가수의 가창력 어쩌고 하는 소리를 더욱 싫어하는 이유...

까칠부 2010. 1. 27. 12:26

아마 얼마전 중국에서 립싱크를 금지하는 법안이 제정되었을 것이다. 그러자 그 리플들이 아주 장난이 아니었다.

 

"국내도입이 시급하다."

 

내가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이 소리를 싫어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다. 그건 민주주의 국가에서 기본이다. 노래를 잘하고의 여부가 가수가 될 수 있고의 여부와는 상관없다는 말이다. 단, 그렇게 데뷔하고서 시장의 선택을 받는가는 예외다.

 

물론 일단 가수로 데뷔했으니 될 수 있으면 더 나은 무대를 보여주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왕에 있는 오토튠이며 립싱크,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면 쓰는 것이다. 나도 오토튠 싫어하지만 그것이 적절히 쓰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까지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런 것들까지도 용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역시나 시장이 판단할 문제다.

 

즉 나는 티아라와 보핍보핍이나 포미닛의 뮤직에 대해 기계음이 싫어서 아예 듣지를 않는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그게 좋다. 그건 취향이다. 누가 뭐랄 수 없는. 가창력이 떨어져서 기계의 힘을 빌린다. 그래서 좋으면 어쩔 수 없는 거다. 음악이란 감성의 영역이니까. 역시 그것 또한 개인이 판단할 문제겠지.

 

다시 말해 중국이 이번에 제정했다는 립싱크 금지법안이란 그런 개인의 자유를 결정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립싱크한다고 다른 사람에게 크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그것이 무슨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도 그것을 선택할 수 있는 가수 개인과, 그럼에도 그것을 즐길 수 있는 관객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다. 노래실력 하나로. 나아가 가수가 될 자유까지도.

 

그런데도 좋단다.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하니까. 바로 이런 게 선험적 판단이라는 거다.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한다. 누가 법으로 정한 것 있나? 노래를 하면 가수다. 단지 그 가운데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가 있을 뿐이다. 싫으면 안 들으면 된다. 좋으면 어떻든 찾아 들으면 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에 맡길 부분이다. 그런데 선험적으로 판단한다.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해!"

 

여기에 도덕적인 가치를 부여하고 당위를 부여하고 마침내는 법까지 만들고,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하니까!"

 

이게 바로 파시스트의 논리다. 파시즘이라는 게 다른 게 아니다. 도덕적인 당위를 사회전체게 강요하는 것이다. 그것이 국가주의이든 민족주의이든 혹은 군국주의이든.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도덕적인 판단을 법으로 강제하겠다는 것도 같은 논리다.

 

"노래를 못하면 가수가 될 수 없다."

 

그런데 그 기준이라는 건? 그건 누가 정하는가? 그건 또 누구에 의해 결정되지?

 

항상 생각하는 것이다. 중국은 대한민국의 미래다. 중국에서 뭐라도 법이 만들어졌다면 나오는 반응이 그것을 보여준다.

 

"국내도입이 시급하다."

 

어차피 사회적으로 크게 해악도 안되는 것, 개인의 판단에 맡기면 될 일이다. 아주 깨지고 못 듣겠는 노래도 들을만 하면 들어주는 거고, 세상에 다시 없는 명보컬의 노래도 듣기 싫으면 마는 거다. 그래서 시장에서 살아남으면 살아남는 거고 아니면 그대로 사라지는 거고. 그게 자유주의 아닌가? 시장주의일 테고.

 

참 한국의 미래라는 게...

 

디워 사태에서도 보았고 황우석 사태에서도 보았고 얼마전 박재범 사태에서도 보았지만 정말 답이 없다. 원체 그쪽 사람들이야 그러려니 해도 입만 열면 자유니 민주주의니 인권이니 하던 놈들까지 저따위 소리를 지껄여대는데는.

 

다시 말하지만 가수가 가수답지 않다 여기면 안 들으면 그만이다. 안 들으면 사라진다. 들을만 하니까 듣는 거다. 다른 누구도 아닌 이 사회의 다수에 의해서. 그것을 누가 판단하고 결정하는가? 

 

오만하다는 거다. 건방지다는 거고. 주제넘다는 거고. 같잖다. 하찮고.

 

잊었을까봐 강조하지만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국가다.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시장은 이 나라의 이념이다. 잊지 말도록.

 

하고 싶으면 하는 거다. 나머지는 시장에 맡기고. 당연한 상식을.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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