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청춘불패 챙겨보는 것 그만둘까?

까칠부 2010. 1. 30. 00:44

술약속 잡으려다 내일로 미뤘는데... 좀 아깝네. 차라리 술이나 마실 걸.

 

결국 청춘불패라는 게 그렇게 가려는 모양이다.

 

6시 내고향스러운 농촌체험 + 아이돌스러운 어설픔.

 

그런데 어설픈 것도 한두번이지 이래서야...

 

뻥토크는 아무래도 남자의 자격의 뻥토크와 비교되고, 멤버들 사이의 대화도 아직은 어색하고, 뭐랄까 격의 없이 엉키는 게 없다.

 

맞다. 그거다. 요즘 내가 또 느끼던 위화감.

 

관계라는 게 너랑 나랑 이런 관계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유리가 코믹댄스로 망가질 때 써니의 일갈,

 

"유리야!"

 

조금 더 깊이 들어가 엉길 필요가 있다. 지금은 그저 표면만 맞댄 상태다. 여기서 더 들어가 뒤엉켜야 한다. 뒤엉켜 섞여야 한다. 그래야 캐릭터도 분명해진다. 그런데...

 

역시 아이돌이라는 것일까? 그 망작이라던 카라베이커리에서도 캐릭터가 살 수 있었던 건 멤버들 사이의 격의없는 어울림이었다는 거지. 스스럼없이 더 깊이 담그고, 그리고 그것을 받아주고. 그런데 청춘불패에서는 그냥 나는 예능을 하겠다... 망가지는 것도 재미있고 멘트 치는 것도 우습지만 그러나 예능을 할 뿐이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예능만 해서 재미있는 예능이란 없다. 그러자면 진짜 아예 대본 써서 연기를 해야 한다. 프로그램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 자연스러움으로 녹여내지 않으면 리얼이란 성립하지 않는다. 아직 너무 어린 것일까? 그런 것들을 이해하기엔?

 

그나마 제 몫을 해주고 있는 것이 역시 곰태우와 나르샤. 개중에 안정감이 있다. 자기 역할을 알고. 노주현은 처음부터 예능을 기대한 캐릭터가 아니었으니 제외. 의외로 유리도 천연덕스럽게 자기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그 밖에는?

 

구하라는 확실히 유치개그 사라지니까 아예 분량까지 사라졌다. 그나마 현아와의 토크는 언론에 먼저 보도되는 바람에 김이 빠져버렸다. 그런 걸 미리 알고 보면 무슨 재미가 있나? 차라리 청춘이 집 앞에서 둘이서 하던 섹드립 쪽이 더 재미있었다. 도대체 이 아가씨들이 뭔 소리를...

 

그나마 가장 볼만했던 장면은 처음 푸름이와 왕유치 산책시키는 장면. 오히려 다른 아무것도 없었기에 자연스러웠고 의외성의 재미가 있었다. 더불어 팬심 곁들여 끝부분에 카라 멤버들 나오는 것도.

 

그리고 가장 망한 장면이라면 다리를 꿰어 앉는 의자를 뒤에서 잡아당기며 놀던 것. 웃자는 것이었을 텐데 솔직히 보기에 민망했다. 그렇게 노는 거야 상관없는데 꼭 그런 걸 방송에 내보냈어야 했나? 심야시간대라?

 

하여튼 아주 재미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재미없지도 않고, 뭐랄까 예측할 수 있는 지루함? 이게 가장 치명적인데 기대를 가지고 예상하는 게 아니라 어느새 지루함으로 예측해 버리는 것이다.

 

"뻔하지 뭐..."

 

아예 방향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차라리 다큐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예능이라기에는 모두가 다 어설프고. 진짜 아이돌 보는 재미 하나, 아마 어른들이라면 농촌풍경이 또 한 몫, 처음에는 이게 아니었는데. 어째 이상하게 자리를 잡아갈수록 더 이상해지는 것 같은...

 

내가 처음부터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일까? 아니면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하는 것일까? 그도 아니면...

 

차라리 지금에 와서는 게스트 불러다 노는 쪽을 권하고 싶다. 확실히 게스트 오니까 좀 활력이 돌더라. 이것도 역시 아직까지 관계가 표면적이기 때문이겠지? 어차피 표면적인 관계에 생판  생소한 게스트 더해져봐야.

 

지금 가장 문제는 실망조차 없다는 것. 화도 나지 않는다. 그냥 그러려니. 봐야 하려나...

 

욕먹기도 귀찮고 이쯤에서 그만두련다. 진짜 생각해 봐야겠다. 다음주에도 계속 기다려 볼 지.

 

보더라도 아이돌 보는 재미로나 봐야겠다. 예능이 아니라. 이건 예능이 아니라. 도저히.

 

아무튼 머릿속이 말끔해진 회차였다. 앞으로 금요일 저녁 약속은 아무 부담없이 잡을 수 있겠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