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에 재미있는 대사가 많이 나오네.
지난주의,
"쉐프인 나는 믿지 못하더라도 손님들을 믿어보자."
이번주의,
"사랑받을 자신이 없이는 누구도 유혹하지 못한다."
사실 그렇다. 만화를 보다가 가장 불편할 때가 만화가가 자꾸 눈치를 볼 때다.
그런 걸 어떻게 느끼냐 하지만 나만큼 읽다 보면 느끼게 된다. 또 하던 일도 그 쪽이었고.
눈치를 본다는 게 다른 게 아니다. 꼭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무리해서 맞춰갈 때.
얼마전 문제가 된 윤서인도 그런 경우인데, 윤서인의 만화를 보더라도 화면 너머로 슬쩍슬쩍 눈치보는 게 느껴진다.
"어때? 괜찮지?"
그게 또 내가 윤서인을 생각없는 캐릭터로 인식하게 된 이유지만. 눈치를 보다 보니 오버하는 거다.
"나 대단하지?"
전혀 맥락없고 뜬금없이.
재미있을 거라고 내놓은 것이 정작 재미없어지는 이유가 그거다. 즉 작가가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건 독자도 같이 생각한다. 물론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도 한 재미이기는 하겠지만 때로는 기대를 배반하는 것도 - 즉 작가가 독자를 끌어가는 것도 한 재미다.
그런데 특히 신인 가운데 그런 게 안 되는 거라, 그래서 만화 자체에 잔뜩 힘이 들어가는 것이다. 힘이 들어가지 그림도 딱딱하고 내용도 어딘가 붕 떠 있고, 그리고 또 악순환...
즉 너무 재미있으려 해도 재미가 없어지는 거다. 너무 재미있으려 하기 때문에 재미없어지는, 차라리 재미없으면 모르겠는데 그놈의 의욕과잉이 보는 사람마저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다.
아마 저 대사도 작가가 한창 배울 때 누군가 해 준 말이 아닐까.
"먼저 대중을 믿어봐라."
"자기가 먼저 믿지 않으면 그런 건 재미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는 그건 자위에 불과하다. 그래놓고서 혼자 좋다고 하는 것도 웃기는 거다. 결국 그 경계라는 건데,
아무튼 그래서 내가 만화나 그런 것 보면서 하는 칭찬 가운데 가장 큰 것이,
"뻔뻔하다."
다만 이게 꼭 칭찬은 아닌 것이 아이디어는 좋은데 되다 만 경우에도 붙이곤 하거든. 이를테면 쿠소라는 거다. 망할. 역시나 독특한 아이디어에만 도취된 나머지 그 이상을 넘어가지 못한 경우. 그 경계가 참 중요하다는 거다.
결론은, 파스타 참 재미있더라. 이제 한 편 남았는데 기대가 된다. 참 생각없이 보기 딱 좋은 드라마다. 연기도 좋고 영상도 좋고.
그나저나 그 바지사장? 캐릭터가 재미있네. 처음에는 악역이더니만 보면 볼수록 귀엽다. 악당이라기보다는 현실에 순응하는 타입? 그런데도 또 프로근성도 가지고 있고. 가장 관심가는 캐릭터다. 분량 더 없으려나? 흠...
오늘 중으로 한 편 더 보고 내일부터는 추노를 시작해봐야겠다. 재미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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