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왜 유치자매가 더 기억에 남는가...

까칠부 2010. 1. 30. 11:59

어제 보면서 그나마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이 하라와 현아 두 유치자매의 철딱서니꽁트였다. 사실 웃기기야 김신영, 써니, 효민, 나르샤의 상추팀이 분량도 더 나왔고 웃기기도 더 웃겼다. 그러나 유독 그 부분이 기억에 남는 이유.

 

설마 구하라에 대한 팬심으로? 그랬다면 내가 자칭 구하라 팬들의 리플을 아예 삭제도 아닌 차단까지 몇 명이나 시킬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동안 내가 구하라에 대해 안 좋은 소리 했다가 들어먹은 욕만 얼마인데. 아마 그때마다 차단시키지 않았다면 지금쯤 내가 구하라 안티가 되어 있었을 거다.

 

구하라 때문이 아니면 그럼 왜? 바로 내가 어제 청춘불패에 대해 시들했던 이유와 같다.

 

원래 청춘불패란 아이돌 나와 노는 프로그램이었다. 청춘불패의 리얼버라이어티에서 리얼이란 상황의 리얼함이 아니라 아이돌의 리얼함이었다. 그래서 내가 순수버라이어티라고까지 말했던 것이었는데,

 

그런데 어제 어느 순간 그것이 무너져 버리더라는 것이다. 김신영과 써니, 효민, 나르샤가 어설프게 예능을 시도하는 순간. 차라리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못한 녀석이 어른 흉내를 내면 귀엽지만, 중고딩이 어른흉내를 내자면 흉물스러운 것과 같다. 어색하고 불편하고. 더구나 그들은 말했듯 아이돌이라는 것이다. 예능 초짜들. 심지어 김신영조차.

 

그게 문제다. 아이돌버라이어티로 시작했다. 그래서 아이돌버라이어티로 보았다. 그래서 초반 푸름이와 왕유치가 산책하는 장면이 좋았다. 구하라와 현아의 어색하기 이를 데 없는, 그러나 그 나이 또래에 걸맞는 토크도 좋았고. 또 버섯을 따다 부러뜨려 버린 유리나, 유리의 망가짐에 당황하며 유리를 부르는 써니나, 그리고 카라의 숙소.

 

그런데 유독 그 부분에서만 이게 버라이어티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것도 아주 어설픈. 순간 청춘불패와 나 사이에 이루어지던 어떤 전제가 깨져나가며 위화감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실망감조차 없다는 건 그것이 내가 기대하던 청춘불패가 아니었다는 것이고.

 

즉 구하라와 현아의 토크 자체가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것이 이제까지 유지해 오던 청춘불패의 정체성이었다는 것 뿐. 그런 순수하면서도 서툰 모습들이. 어색하지만 그래서 더 귀엽기만 하던 모습들이. 예능에 목숨거는 모습이 아니라 말이다.

 

문제라면 아마도 앞으로도 이대로 죽 이어질 것이라는 것. 아무래도 시청율 10%라는 게 애매한 터라. 욕심이 생길 것이다. 시청율을 더 끌어올리자. 그렇다면 예능을 해야겠지? 어제처럼 어설프기 이를 데 없는 것으로. 예고편에서도 그런 게 보이던데.

 

물론 나도 지적한 바 있다. 이대로는 힘들다. 시청율을 더 끌어올리자면 예능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런 뻔한, 서툴기 그지없는 예능이 아니다. 기존의 청춘불패의 틀 안에서 그 강점을 살리는 예능이다. 지난주는 그게 보이더니만 이번주는....

 

생각해 보자는 거다. 과연 청춘불패가 예능으로 승부를 걸 수 있는 멤버이던가. 과연 사람들이 청춘불패에 기대하는 것이란 무엇이던가. 예능? 아니면 아이돌? 주제파악을 하라는 건데...

 

아무튼 한 주 더 지켜봐야겠다. 워낙 프로그램 자체가 일관된 포맷 없이 완전 널뛰기라. 진짜 어제는 최악이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설마 다음주도? 아니길 빌며. 어설픈 예능이나 할 바엔 안 보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