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뭔가를 알았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 소녀시대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도.
물론 착각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번잡하게 움직이는 카메라워크 가운데 유독 눈에 잡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군무.
멋졌다. 정말 멋졌다. 확실히 군무란 사람이 많을 수록 빛을 발한다. 다수의 사람들의 동작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아 떨어질 때, 그때 군무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그렇지 않아도 멋드러진 소녀시대라는 거다. 아름다운 외모와 늘씬한 몸매, 그리고 그것을 받쳐주는 코스튬. 그런데다 동작까지 딱딱 맞아 떨어지니 보기에 좋지 않을 리 없다.
문제라면 이놈의 카메라들이 한 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멤버 하나하나를 쫓아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 그래서다. 내가 소녀시대의 무대를 번잡하고 산만다하 여긴 것은. 그러나 카메라가 움직이는 사이사이 나머지 멤버들의 움직임을 쫓았을 때 그것은 아름다운 군무가 되었다.
즉 이번 소녀시대의 안무는 개별 멤버를 보는 것이 아니다. 노래 자체가 그렇다. 노래 자체가 솔로파트가 그리 길지 않다. 태연조차도 전체 가운데 일부를 차지할 뿐이다. 함께 부르는 떼창 부분도 많아졌고. 퍼포먼스 역시 전체적인 모양을 중요시여긴다.
한 마디로 이건 방송용이 아니다. 방송용이라기보다는 무대용이다. 무대에서 보이기 위한. 설마 해외진출을 겨냥한 것일까.
해외로 나가자면 주로 공연장을 찾아야겠지. 공연장에서 수만의 관객 앞에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 보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바로 그 멤버 전체의, 소녀시대 자체의 매력을 관객들에 보이는 것이 낫지 않을까. 방송용이 아닌 공연을 위해서.
물론 말했듯 나의 오판일 수도 있다. 거의 꼴라쥬하듯 장면 사이사이 보이는 것들을 대충 끼워맞춘 것이라. 그러나 몇몇 멤버나 유닛에 카메라가 집중하는 동안에도 나머지는 여전히 대형을 이루고 동작을 만들고 있더라는 것이다. 물론 당연한 것이겠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카메라에 잡힌 멤버들의 동작은 어딘가 빠진 듯 허전해 보이는 것이고.
아무튼 제대로 파악하려면 직접 공연장에 가서 봐야 한다는 건데... 문제는 과연 그런 수고를 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딱히 생기는 것도 없는데 팬도 아닌 소녀시대의 공연을 찾아 돌아다닌다?
어제 음악중심 동영상을 보고 내린 판단에 대해서는 일단 잠정적인 유보나 수정을 가해야겠다. 역시 SM이 생각이 없지는 않았다. 어쩌면 더 큰 전략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개별 멤버 하나하나가 아닌 소녀시대를 보여주겠다는.
어떤가. 일단 앨범부터 다시 들어봐야 할까. 아마 앨범에도 그런 단초가 있을 테니. 아니더라도 뭐 상관은 없고.
하긴 직접 무대를 본 사람들이 또 있을 테니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까? 내가 아니더라도 직접 무대를 보고서 판단한 것들이 있을 것이다. 과연 어떤가... 조금 더 두고봐야겠다. 뭐 반응은 좋으니까 다 좋은 뜻이 있겠지.
어제 올린 글은 일단 잊어주기를. 아직 판단을 못하겠다. 조금 더 지켜보고.
역시 소녀시대라는 거다. 괜히 소녀시대가 아니라는 거고. 허투루 앨범이든 무대든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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