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계속된 표절의혹 - 한국 대중음악계의 불행...

까칠부 2010. 2. 2. 02:06

하여튼 조금 알려진 가수의 신곡만 나왔다 하면 인터넷을 유령처럼 떠도는 것이 바로 표절의혹이다. 아마 이번 소녀시대 앨범 가지고도 그런 게 나온 모양인데,

 

물론 그 가운데는 실제 표절로 확인된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는 그냥 가능성이고 의혹일 뿐이며, 심지어 아예 사실무근인 것들도 있다. 아마도 장르적인 유사성을 혼동했거나, 어떠한 클리셰적인 요소에 대해 잘못 이해한 경우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심지어 원작자조차 표절이 아니라고 확인한 것들에 대해서조차 인터넷은 항상 표절의혹으로 가득차 있다. 사실이 아닌 것이 밝혀졌어도 마치 확정된 사실인 양, 비난하고 조롱하고... 왜?

 

한 마디로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못 믿겠다는 것이다. 음악인들을. 가수들을. 작곡가들을. 한국의 대중음악을.

 

누가 만들었을까? 한국의 대중음악인 자신이 그렇게 만들었다. 그동안 표절논란이 일면 어떻게 대처했던가.

 

한 전설급의 유명한 가수의 이야기다. 어느 인터뷰에서 분명 그는 말했었다.

 

"당시는 일본음악을 정식으로 들여올 수 없어서 편법으로 그리 한 것이다."

 

노래는 그 가수의 자작곡으로 저작권협회에 등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해 한 방송에서 그 가수가 부른 그 노래는 그 가수의 작사작곡으로 자막이 나오고 있었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과연 과거 표절의혹이 있었고, 그것이 사실로 확정된 뒤로도 음악계 안에서 자정노력이 있었던가. 음악계 안에서 그에 대한 비판이라든가, 아니면 어떤 경고나 견제가 있었던가. 글쎄...

 

원작자가 표절을 문제삼은 상황에서도 원로라 할만한 음악인이 그 표절의 당사자와 함께 아무렇지도 않게 무대를 꾸미고 있더라는 것이다. 원로급 음악인 가운데 가수의 가창력이나 라이브에 대해서 지적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왜 이같은 표절에 대해서는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것일까.

 

거기서 더 의심을 사는 것이다.

 

"어차피 다 똑같은 부류들이다."

 

사람이라는 게 믿음을 얻기란 그리 힘들지만 잃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 믿음을 잃었을 때 다시 믿음을 얻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전히 표절문제가 실제 원저작자에 의해 제기되었어도 음악계는 조용하다. 음악계만이 아니라 언론마저도 조용하다. 오늘 새벽에야 그 문제에 대해 제대로 비판하고 나선 기사를 딱 하나 보았다. 비판도 없고, 그에 대한 어떤 체계적인 분석도 없고, 그저 언론이란 기획사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변인처럼. 음악계는 마치 제식구 감싸는 모양새로. 그런데도 과연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

 

그래서 저리들 나서는 것이다. 경찰이 없으면 어쩌는가. 자기가 직접 야구방망이 들고서라도 지켜야 할 것이다. 그러다 엄한 사람 두들겨 패고, 아예 몰려다니며 사람도 죽이고, 원래 지진이든 뭐든 재해가 닥치고 공황상태에 빠지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대중음악계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만들어낸 일종의 공황상태라 할 텐데...

 

문제는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주체는 음악인 자신들이라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표절문제에 대해 엄정히 대처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표절이란 음악인의 양심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임을 확인해 보임으로써만이.

 

하여튼 이제 와 뭐라 하기도 애매한 문제다. 이제는 표절문제를 제기하는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니. 대중 자신이 표절에 대한 어떤 심각한 생각이 없다. 의식이 없다. 그게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 그냥 듣기에만 좋으면 그만이라.

 

사실 그렇지 않은가. 지금도 표절의혹이 저리 표면화되었어도 그 노래도 1위도 하고 팬덤도 끌어들이고 잘 나가고 있는데. 그 팬들은 다시 표절의혹 자체를 쓸데없다, 오히려 원작자를 비난하고 있고. 아마 표절을 했기에 더 잘 나갈 수도 있으리라.

 

결국은 음악인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과연 이같은 뿌리깊은 불신을 그저 당장은 인기가 좋으니 무시하고 넘어갈 것인가. 스스로 자정노력으로 불신을 신뢰로 바꿀 것인가. 별로 믿음은 가지 않지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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