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욱사마 이경규? - 이경규는 독선적인가?

까칠부 2009. 8. 11. 07:30

한 마디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경규에게 낚인 것이다. 낚인 나머지 이경규가 바라는 본질을 보지 못하고 겉모습만 훑은 꼬락서니랄까?

 

어려서 톰과 제리라는 만화영화를 자주 해주었었다. 거기서 보면 고양이 톰은 항상 나쁜 꾀를 내어 제리를 괴롭히려 한다. 어렸을 때야 무척 긴장하며 보지만 나중 가면 심드렁해진다. 왜? 톰이 제리에게 결국은 당할 것이라는 걸 아니까.

 

스머프에서도 가가멜은 참 악독한 계획도 잘도 세우고 스머프들을 잘도 괴롭힌다. 그러나 그때도 우리는 결국에 가가멜이 스머프에 의해 골탕을 먹으리라는 것을 미리 안다. 아마 아니었다면 당장에 커다란 냄비에 삶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참고 스머프를 보고 있지는 못했을 것이다.

 

가만 남자의 자격을 보라. 절친노트를 보라. 이경규의 캐릭터가 어떠한가? 역할은?

 

물론 이경규의 지금 이미지는 여전히 개그계 - 예능계의 욱사마다. 쉽게 짜증내고, 쉽게 투덜대고, 후배들을 몹시도 괴롭히는 권위적인 선배. 그러나,

 

여기에 더해 지난 2007년 이래의 침체는 이경규에게 한 가지 이미지를 더 덧씌워줬다.

 

"퇴물!"

 

계속해서 여러 프로그램을 말아먹으면서 어느새 이경규의 시대는 갔다며 비웃고 조롱하는 사람마저 나오게 된 것이다. 과거 예능의 전설로써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발휘하던 때와는 크게 다르다.

 

바로 그거다. 남자의 자격에서도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이윤석을 필두로, 김성민, 김국진 등이 차례로 이경규에게 도전하며 그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여전히 허세를 부리려는 이경규를 앞에 두고 그의 약한 모습을 들춰내며 그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오히려 그것을 희화화해 보이고 있다.

 

지난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역시나 이경규답게 6인용 자전거를 타면서 패달을 밟지 않았을 때 가차없는 나머지의 응징이 가해졌다. 이경규를 가장 앞에 세우고 나머지는 패달을 밟지 않는 복수를 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경규는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고.

 

절친노트 지난주 편도 마찬가지다. 이경실을 중심으로 계그계의 친인들이 나왔는데, 가장 먼저 이경실에게 굴욕을 당한 것이 이경규였다. 오히려 과거의 욱사마 시절을 빌미로 출연자마다 하나하나 이경규에게 굴욕을 주고 마지막에는 아예 개로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경규는 이경실에게 약한 모습을 연기하며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바로 이거다. 그동안 남자의 자겨에서 보인 이경규의 행동들. 여전히 권위적이고, 어전히 고압적이고, 여전히 뻔뻔하고, 이기적인.

 

그러나 이미 앖어 언급했듯 남자의 자격에서도 회가 거듭되면서 이경규의 이러한 행동은 주위의 - 심지어 스탭을 포함한 모두의 견제를 받고 있었다. 허세를 부릴수록 그에 대한 응징도 가혹해진다. 아니 그런 전제로 허세도 부리고 한다. 예를 들어 지난 "박학다식" 편에서 "머리 좀 쓰고 살"라며 윽박지르던 것을 구칠이형이라는 굴욕으로 돌려받은 것처럼.

 

그런 것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남자의 자격에서의 김국진의 위상변화다. 병풍이네 뭐네 하지만 지금도 이경규를 잡는 것은 역시 김국진이다. 달구지팀 두 명으로 하여금 식재료구입을 맡기려 할 때 이경규가 그에 반항하자 그것을 김국진이 나서서 진압한 것처럼. 단지 그럴 일이 단지 적다는 것이다. 그 전에 윤형빈이나 김성민, 이윤석, 때로는 김태원까지 배신을 때리며 이경규에게 굴욕을 주고 있으니까. 또 그것을 이경규가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고.

 

내가 남자의 자격에서 출연자 하나하나가 그리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점도 그것이다. 일단 김성민에 대한 왕따와, 김태원에 대한 간병인에 더해, 또 하나 남자의 자격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축이 여전히 위세를 부리려는 욱사마 이경규에 대한 나머지의 반발이고 응징일 테니까. 앞서 예로 든대로 가가멜이 아무리 악독한 짓을 꾸며봐야 결국에는 스머프들에게 당하고 말 것이라는 믿음인 것이다. 그를 전제한 욱사마고.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안다. 남자의 자격이 그래도 10%를 넘는 두자리수 시청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그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다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호평도 쏟아지고 있고. 다만 다른 예능프로를 보듯 캐릭터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니 그저 보고 즐기는 사람들에 비해 나무를 보느라 숲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을 뿐이다.

 

이경규가 여전히 거만한가? 권위주의적인가? 폭압적인가? 개인적으로는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예능에서 - 남자의 자격에서그 이경규를 잡는 김국진이 지금 병풍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윤형빈조차 당하는 것 같으면서도 기회만 되면 이경규를 잡지 못해 안달이고. 그러라고 자기를 내던지고 있는 것이다.

 

즉 강호동이 게스트를 몰아붙이고, 유재석이 게스트를 자기에게로 끌어들인다면, 이경규는 자신을 게스트들에게로 내던지는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절친노트에서 여전한 욱사마의 이미지를 이용해 출연자들의 비난을 부르고, 그로써 마침내는 개로 전락하는 굴욕을 감수하는 모습처럼.

 

분명히 말하지만 남자의 자격은 재미있다. 때때로 이경규가 신경질을 부리고, 김태원이 밑도끝도 없으면 같이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 뒤에 돌아올 것은 비교적 상식적인 나머지의 응징일 것을 알기 때문이다. 순디래도...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이경규가.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말했듯 나무만을 보려 하다 보면 숲을 못 보는 수가 있다. 수을 보려 하면 산을 못 본다. 그렇다고 산만 보고 숲만 보면 숲도 나무도 못 본다.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하기는 아무리 유명 블로거이고 기자라도 한 개인에 불과하니까. 물론 나 역시 일방적으로 옳은 것도 아니고. 단지 이런 것도 있더라는 것이다. 이런 시각도,관점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