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할 거면 외국곡을 표절하지 한낱 인디밴드 곡을 표절하겠느냐?"
원작자가 표절이라 문제제기를 하니 소속사에서 들려온 대답이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어제 인디밴드의 본진이라 할 수 있는 홍대에서 그 밴드가 게릴라콘서트를 했다네? 이게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참 대한민국 인디밴드가 우습다. 일본 인디밴드 경력은 자랑이고, 한국 인디밴드는 까짓이고. 한국 인디밴드 음악은 들어본 적도 없고, 표절할 가치도 없고, 대응할 의미도 없고, 철저히 무시하고 가요프로 1위까지 하더니만, 이제는 홍대에서 공연까지?
이건 절대 소속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속사만의 문제라기에는 행동이 너무 무도하다. 이건 무도한 거다. 어디 도둑놈이 훔친 집에 다시 돌아가 주인행세를 하는데?
참 한국 대중음악계가 이렇다. 양심도 없고 염치도 없고 도의도 없고, 그렇게 인디밴드가 만만해 보이나? 인디씬이 우스워 보여? 자기들만큼 방송도 못 타고, 팬도 없고, 수입도 안되니? 더 유명하고 더 잘나가니?
이건 음악인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바닥이다. 소속사의 탓이라?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동정하는 마음이 조금 전까지 있었다. 그러나 기사를 보는 순간 그것마저 사라져 버렸다. 더 심한 욕을 하지 못하는 게 한이다.
그리고 참 어이가 없는게...
"아이돌이 판치는 음악계에 이런 실력있는 밴드가..."
이건 또 뭔 소리인가? 아이돌이 판치는 대중음악계란 분명 문제가 있다. 문제가 없다고는 않는다. 그러나 아이돌과 표절 어느 쪽이 더 큰 문제인가? 다양한 음악? 요즘에는 표절도 그 다양함에 포함되는가?
생각들이 있는 것인지... 아이돌에 대한 비판에 몰두하다 보니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도 안 보이는 모양이다. 실력파라는 게 그저 노래 잘하고 연주 잘하는 게 실력파가 아니다. 먼저 음악인이어야 한다. 못하더라도 음악인인 쪽이 더 실력이 있는 것이다.
영화 영웅본색이 시작할 때 주윤발이던가? 그렇게 읊조리지.
"강호의 도의가 땅에 떨어졌다."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이라. 도대체 남의 사적인 대화 한 마디에도 그리 들끓던 정의로우신 네티즌들께서는 다 어디로 가셨을까. 표절하고도 당당할 수 있다는 게...
어이가 없을 뿐이다. 정말... 인간이 싫어지려 한다. 저런 것들이 행세하고 다니고. 웃긴다.
'대중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요톱텐의 기억... (0) | 2010.02.06 |
---|---|
의심은 진실보다 강하다... (0) | 2010.02.05 |
트로트의 미학... (0) | 2010.02.04 |
김태화 - MASK(앨범) (0) | 2010.02.04 |
김태화 - MASK... (0) | 2010.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