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처음 울던 날 - 김광석
그녀의 웃는 모습은
활짝 핀 목련꽃같아
그녀만 바라보면
언제나 따뜻한 봄날이었지
그녀가 처음 울던 날
난 너무 깜짝 놀랐네
그녀의 고운 얼굴 가득히
눈물로 얼룩이 졌네
아무리 괴로워도 웃던 그녀가
처음으로 눈물 흘리던 날
온세상 한꺼번에 무너지는 듯
내 가슴 답답했는데
이제는 볼 수가 없네
그녀의 웃는 모습을
그녀가 처음으로 울던 날
내곁을 떠나갔다네
가사 출처 : Daum뮤직
그녀는 괜찮아. 그녀는 강하니까. 그녀는 괜찮을 거야. 그녀는 강하니까. 그녀는 착하니까. 그녀는 상냥하니까. 그녀는 항상 밝으니까. 명랑하니까.
그러나 인간이란 누구나 결코 강하지 못하다. 단지 강한 척 하는 것 뿐이다.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기에 강한 척 연기를 해 보일 뿐이다. 상처는 쌓이고 쌓여 그 안에서 곪는다. 칼에 베였는데 아프지 않다고 상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듯 아파 하지 않는다고 상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상처는 남아 있고 그러나 미처 돌보지 않아 덧나고 곪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것은 감당할 수 없는 상처가 되어 터져 버린다.
그리 강해 보이던 사람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마는 것은 그래서다. 아무리 강해 보여도 그 너머의 본모습은 약하고 여린 그대로라는 것이다. 남들과 같이 상처입고 아파하는 그대로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되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 아니 더 약해지고 여려져서는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돌이킬 수 없이.
얼마나 무모한 믿음인가. 그녀가 강하다니. 얼마나 어리석은 믿음이었던가. 그녀가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니. 그저 보이는 웃음에만 도취되어 그녀는 괜찮으리라 믿고만 있었다니.
지나고 나면 후회만 남을 뿐이다. 그러나 진부한 말이지만 후회란 항상 늦는 것이다. 떠나고 나서야 그녀의 마음을 헤아려봐야 떠난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덧난 상처는 다시 되돌리기에는 더 큰 흉이 지어 있을 테니.
김광석의 목소리이기에 더 서러운 노래였다. 문득 어느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들었을 때 큰 충격이었었다. 마치 커다란 망치로 머리를 두드리는 듯. 아마 김광석이 부른 노래 가운데 서른즈음에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아닐까. 지금도 김광석의 목소리로 듣고 있으면 가끔 한없이 우울해진다.
후회하는 이들에게. 후회만이 남은 이들에게. 그러나 그보다는 아직 더 많은 기회가 있는 이들에게. 후회하지 말라고. 절대 후회하지 말라고.
세상에 결코 강한 사람이란 없다. 강한 척 하는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강하다고 믿고 있을 때 그것은 반드시 후회로 돌아온다. 강하다고 마음놓고 있을 때 그것은 반드시 후회로 남게 된다.
조금 더 잘해줄 걸. 늦었다는 말이다. 조금 더 깊이 헤아릴 걸. 이미 늦었다는 말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지금 이 순간을. 지금 바로 앞에 있는 그녀를. 그래서.
하긴 당시의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아문다. 시간에게는 그런 힘이 있다. 망각이란 시간이 인간에게 베푼 가장 큰 축복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아주 많은 시간들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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